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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11.13 02:10
<금주의 순우리말>105-포시럽다
/최상윤
1.칼가래질 : 가래를 모로 세워 수직으로 흙을 깎아내는 일.
2.톱톱하다 : 국물이 묽지 않고 바특하다. < 툽툽하다.
3.포시럽다 : 살이 올라 느낌에 포동하고 부드럽다.
4.함실아궁이 : 부넘기가 없이 불길이 그냥 곧게 고래로 들어가게 한 아궁이.
5.갈롱 : □일을 잘하는 재능. □재간 있게 능청스러운 것. 한자말 간능(幹能)이 변해서 된 말.
6.갈마들다 : □서로 번갈아 들다. □ (중간에)끼어들다.
7.날궂이* : 궂은 날, 집 안에서 이야기를 하거나 잡기(雜技)로 시간을 보내는 일.
8.담불 : □높이 쌓은 곡식 무더기. 또는 ‘벼 백 섬’을 일컫는 말. □짐승 나이 열 살을 뜻하는 우리말 셈씨. 같-열릅. 하릅.
9.만귀잠잠 : 깊은 밤에 아무 소리 없이 고요한 모양. ~하다.
10.반달 : 손톱의 뿌리 쪽에 반달 모양으로 생긴 흰 부분.
+ 밑살 : ‘보지’의 속된 말. 또는 미주알.
◇ <둔석>이는 20여 년 전, 다대포구가 내려다보이는 이곳 아파트로 이주하고부터 한밤에 베란다로 나와 야경을 즐기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달빛의 윤슬이 비단처럼 깔린 ‘만귀잠잠한’ 다대포의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괴로웠던 젊은 시절을 ‘칼가래질’하듯 회억하곤 한다.
어렵게 고교를 졸업하고 호구지책으로 이집저집 떠돌다 보니 주거지가 일정치 않아 군입대 영장을 받지 못해 나도 모르는 사이 군 기피자가 되어 있었다. 다행히 5․16군사혁명이 일어나자 군기피자 일제 자수 기간에 자수하여 ‘62년 11월 입대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군기피자 입대자로만 구성된 논산훈련소 중대 예하 소대에 배치되었다. 다른 소대 구성원도 그렇겠지만 우리 소대 구성원은 주먹쟁이, 날품팔이, 회사원 등이 많은 데다 입대시기를 나처럼 놓쳐 정상적인 입대자보다 나이들도 많았다.
한때 자유분방했던 기피자들이어서 논산훈련소 훈련병의 훈련, 식사, 휴식시간 등 엄격한 규율에 불만이 많았다. 그런데 사실 나는 훈련은 고되었지만‘톱톱한’ 콩나물 두부국에 세끼 밥을 꼬박꼬박 먹을 수 있어서 그 무엇보다 좋았다. 그래서 심지어 입대 전보다 나의 육체는 오히려 ‘포시러웠다’.
그런데 나(2분대장)와 가까이 지냈던 5분대장은 S대학 출신으로 불만을 논리적으로 틈틈이 나에게 호소할 뿐만 아니라 5명의 분대장 회의에서도 자주 ‘갈마들며’ 불평을 토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갈롱’ 있는 그가 탈영을 하고 말았다.
지금쯤 그는 그때의 포호빙하(暴虎馮河)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는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