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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월의 만주詩行(8)-이도백하(貳道白河) 가는 길 

작성일 : 2020.10.13 08:53

이도백하(貳道白河) 가는 길

 

서 지 월

 

長白에서 나와 이도백하(貳道白河) 가는 길

흔들리는 비포장도로 버스 속에서

동의보감 읽는 한 중년사내 만났네

 

언뜻 보기엔 옆모습이 시선 이백(詩仙 李白)과 닮아보이는

때절은 그 중년사내 내곁을 다가왔네

이것 한번 읽어보시우!

그 사내가 내민 건 바로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았다는

허준의 '동의보감' 그것이었네

 

나이가 한 오십도 훨씬 넘어보이는 그 사내

신분증 내밀어 보이기에 종이로 접은 신분증

보아하니 나하고는 갑동(甲同)이라

또 한바탕 박장대소하고

무얼 하시우, 하고 물으니

목수라 한다 나무 깎는 목수질하며 먹고 산다는

그 중년사내 허름한 가방 속에서

다시 꺼내는 걸 보아하니 침술까지 터득한

그야말로 이 시대 허준 같았네

 

얼굴이 부스스한 걸 보니 장()이 안 좋아

처방 내려주지, 구기자 계피 부자 . . . . . .

그러고선 내 손 잡아당겨

가느다란 침 두 대 놓고 손금 보더니

대낄(大吉)이야 대낄(大吉)!

하고 외치던 갑동(甲同)의 그 사내

 

長白에서 延吉까지 10시간 넘게 걸리는

장거리 시외버스 속에서

貳道白河까지 함께 하다가

유유히 사라진 그 사내

 

<시작노트>

-경험 안해 본 사람은 전혀 알 턱 없는 사랑도 첫사랑이 마음 속 가장 깊이 각인되듯이, 만주기행도 20차례 가 보았지만 첫 만주기행이 가장 매력적이었는 건 왜일까.

이미 닦아놓은 길을 알고 다시 밟아본게 아니라 남이 거름지고 장에 갈 때 무턱대고 따라갔기 때문일게다.

유행가에도 '생각하면 그 얼마나 사무친 얼굴이었기에.....'라는 대목이 있듯이 생각하면 마음 셀레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간절하나 흘러간 물살이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하는 것과 같고보면 말이다.

첫 만주기행에서 처음으로 우리 한민족의 영산이라 부르는 백두산을 오르고 나서 장백현을 들렀다가 장백현에서 연길시로 돌아오는 시외스 안에서 만난 사내가 있었으니 한국에서 함께 간 박명호작가와 나하고 동갑내기인 사내를 만났던 것이다.어쩌다가 그 후론 한번도 본 적이 없이 되어버렸지만 지금도 그 사내가 그리운 것이다.(:서지월시인)

☆☆사진>>>장백에서 연길 가는 버스 안에서-조선족 갑동 사내와 어깨동무하고 있는 한국서지월시인, 그리고 한국 박명호작가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