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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24> 사족蛇足에 대하여

작성일 : 2020.10.08 10:41

사족蛇足에 대하여

                                              /박명호  소설가

 

뱀의 물건이 둘이라는 사실을 나는 비교적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시골 장터의 약장수들은 늘 여러 마리의 뱀을 가지고 다녔다. 기다란 뱀의 머리통을 잡고서 -, -하면서 비음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도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 뱀의 몸통을 쭉- 훑어 내려가다가 갑자기 멈추었다.

이것이 무언냐? 애새끼들이 뱀 다리 봤다, 하는데...다리가 아녀요. 좆이에요, .”

약장수는 하얀 촉수처럼 삐져나온 다리 모양의 뱀 물건을 구경꾼들에게 보여줬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나오는 유명한 약장수 대사가 나온다.

애새끼들은 가라-”

약장수 호통에 애들은 물러나는 척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자리를 뜨는 애들은 아무도 없었다. 앞자리에서 뒷자리로 밀려났을 뿐이었다. 호기심을 누를 길 없던 우리들은 약장수 언변에 정신이 팔려 있는 어른들 틈 사이로 볼 것은 다 보고 있었다.

이것이 둘이라서 붙었다하면 하나에 각각 스물 네 시간...”

 

사족(蛇足)’이라는 중국 고사는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뱀에게는 애초 족()이 없다. 다만 두개의 족처럼 생긴 좆이 있을 따름이다. 고사의 주인공은 뱀의 발을 그린 것이 아니라 감춰져 있는 뱀 물건을 그린 것이니 잘못된 그림이 아니었다. 해서 사족의 진정한 의미는 불필요한 것의 덧붙임이 아니라 해석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