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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왕용의 시 읽기

<양왕용의 시읽기 3> 성종화의 산이 묻는다

작성일 : 2020.10.04 05:24

산이 묻늗다

                                     /성 종 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며 먼 산을 바라본다.

 

산은

나보고 왜 그렇게 바쁘냐고 물어온다.

 

더러는

마음의 결도 눕히고

 

가다가는

숨고르기도 하라하는데

 

그렇게 바쁘게 가서

닿는 데가 어딘지 아느냐고 또 물어온다.

 

이 말을 혼자만 알아들어서야 되겠는가.

-<시집간이역 풍경(2012.6) 수록>-

 

<약력>

1938년 진주 출생

진주고 2학년 시절인 1955년 제5회 개천예술제 한글시 백일장 장원

법무공무원 생활을 오래 하다가 현재는 법무사를 일하고 있음.

한국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회원.

시집 잃어버린 나,고라니 맑은 눈에,간이역 풍경,뒤뜰에 피고 있다

수필집 늦깍이가 주운 이삭들,노을녘 뒤안길에서

1950-60년대의 진주고 출신 문인 지망생들에게는 성종화 시인은 우러러 보는 큰 산이었다.

중고교 시절의 개천예술제에서의 연이은 입상, 학원,학생계등의 발표 작품의 서정적이면서 조숙한 작품세계 등. 그러한 그가 기성시단에는 데뷔하기 않고 종적을 감추었다. 간혹 문단 행사에서 유경환, 김종원 시인 등 학원시절의 시인들을 만날 경우에는 성 시인의 안부를 물어왔다. 그럴 때면 부산에서 성실한 생활인으로 잘 지낸다고만 답하곤 했다. 그러던 그가 2007년 수필가로 데뷔하더니 2010고라니 맑은 눈에라는 서정성으로 충만한 시집으로 홀연히 시단에 등장하였다.

필자는 그 시집의 몇 작품들은 세칭 청록파 시인 가운데 박목월의 시편의 맥을 이었다고 생각하고 출판기념회 석상에서 그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몇 편들은 박목월의 시세계보다 더 원숙한 인생경험이 담겨있었다. 이러한 시편들로 다음 시집이 발간되기를 기대하였는데 2년 만에 간이역 풍경을 간행하였다. 그 가운데 이 작품은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바쁘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성찰하는 작품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시는 정말 분주한 일상 속에서 산을 바라보며 왜 이렇게 삶은 분주한 것인가 자문해 보는 체험은 비단 시인만이 아닐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시며 산을 바라보며 어디로 가느냐고 자문해 보는 성 종화 시인의 분주한 삶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소망은 비단 성 시인의 것만은 아닐 것이다.

<양왕용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