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양왕용의 시 읽기
작성일 : 2020.09.28 11:18
시계 2
오 세 영
저벅저벅
밤새 감방을 배회하는 저
초조한 구둣발 소리.
경내를 순찰하는
시침과 분침의 교대 신호가
정확하다.
시간을 감옥에 처넣은 이후
삶도
달력에 갖혀버렸다.
-<『문학사상』2012년 5월호 발표>
<약력>
1942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성장,
서울대 국문과 졸업, 동대학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받음,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정년퇴임,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65-66년 《현대문학》추천 등단,
시집 『무명연시』,『봄은 전쟁처럼』 등 다수
연구논저『한국낭만주의시연구』,『20세기 한국시연구 등 다수
소월시문학상,정지용문학상,만해상 문학 부문 등 수상
여러 면에서 한국 현존 시인을 대표하는 시인의 작품이다. 그가 추구한 시적 세계는 전통성과 불교적세계관이 결합된 그 만의 보수적이고 엄정한 시관에 입각한 독특한 것이었다. 달리 말하면 전통지향성을 바탕에다 현대적인 시적 태도로 일관된 서정시의 세계를 추구하여 왔다. 물론 그 가운데는 일상성이 바탕이 된 경쾌한 시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의 작품은 삶의 유추물 가운데는 문명의 상징인 시계가 시적 사물로 등장하고 있다. 물론 시계를 통한 삶의 불안이나 각박함을 우리 선배 시인에게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을 감옥에 비유한 것이라든지 삶도 달력에 갖혔다는 점에서 과거의 시들보다 훨씬 실감이 나고, 현실성과 개연성을 획득한 작품이다.
<양왕용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