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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림, 시를 그리다 11> 황장의 힘

작성일 : 2020.09.19 09:52

황장의 힘

                                         /최서림

 

교회에 가면 사람은 보이지 않고

하나님만 만나고픈 때가 있었지.

문단은 보이지 않고

시만 보이던 시절이 있었지.

아름다운 그 시절로 돌아가고파

강원도의 쭉, 쭉 뻗은 기운을 받으러 갔었네.

강원도의 깊고 푸른 시간 속으로 들어갔었네.

시간 밖의 아름드리 황장목만 실컷 보고 왔네.

마음만은 청장목이 되어 돌아왔네.

서울이란 괴물의 내장 속으로 던져지듯 돌아왔네.

이 냄새 나는 내장 속이

내 시의 터전이니 어쩔 수 있겠는가.

일 년 치 받아먹은 황장의 힘으로

내장의 안과 밖을 들락거리며 시를 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