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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림, 시를 그리다 10> 달빛배꽃

작성일 : 2020.09.15 09:04

달빛 배꽃

 

/최서림

 

조선시대에서 막 피어올라 왔나.

명주로 가린 얼굴이 사대부집 규수 같다.

백자 항아리 같이 겉으로는 서늘하지만

봄볕에 달아오른 몸에서 향기가 난다.

봄밤은 엉덩이 속처럼 깊어가고,

젖가슴만 겨우 가린 채

가만가만 창을 열고 달을 올려다본다.

이조백자의 아랫도리에 봄물이 가득 차오른다.

달이 빨려 들어와 찰랑찰랑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