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서지월의 만주詩行
작성일 : 2020.08.13 02:14 수정일 : 2020.08.13 02:21
우수리강에 갔었네
/서지월
우수리강에 갔었네
만주땅 밟아보자 밟아보자 해도
눈 한번 깜빡하지 않는 답답한 분지도시
대구시인들 뒤로 하고 푼돈 긁어 모으고 모아
인천공항에서 아시아항공에 몸을 싣고
서해안 거슬러 올라가 압록강 위
옛고구려땅 하늘 가로질러
연길공항 내렸었네
백산호텔에서 연변시인협회 시인들과
정을 나누고
리성비시인이 초청한 조선족민속원
조선민족퉁소축제에서
나하고 나이가 같은 연변아리랑예술단
미모의 여인들도 두루 만나고
연변문화예술연구소 소장 리임원시인께 부탁해
리임원시인은 흑룡강성 하얼빈시
조선어방송국 부국장 리홍규시인께
다시 부탁하고 리홍규시인은
밀산시 조선족고중학교 리금화시인께 부탁해
한국 서지월시인께서 우수리강 가려 하니
잘 마중 해 드리라고 주문해 주었던 것이네
연길역에서 새벽 03시 10분에 출발
오전 9시 50분 목단강역에 도착,
11시 37분 목단강역에서 다시 열차 갈아타고
오후 5시 17분에 낯선 땅 밀산역에 도착했네
뉘엿뉘엿 해 넘어가고 금빛 저녁햇살이
러시아에 온듯 이국정서를 덧칠하고 있었네
그 이튿날 밀산버스터미널에서
오전 9시경 출발해
'동방의 하와이'로 불리는 바다같은 흥개호!!
아아, 대단했네
임과 함께 와 보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곳이었네 호림을 지나
5시간에 걸쳐 동으로 동으로 뻗어가
러시아와 국경인 꿈에 그리던
아, 신비의 중국과 러시아 국경
우수리강 찾았던 것이네
비가 와서 촉촉히 젖은 나뭇잎들
잘 왔노라 반기는데
떠 있는 유람선도 어서 타라고 손짓해 주었는데
어디에 애인을 아껴두고 왔느냐며
질책하는 강물에 빨래하는 여인들
낚싯대 드리운 남자들
그들은 어디서 흘러와 이곳에 머물렀는지
강물은 쉬임없이 대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온몸에 휘어감고 흐르기만 하는데
강 너머 소련땅은 러시아땅으로 이름 바뀌어 있었네
**정확하게 말하면, 2013년 9월 2일, 만주땅 흑룡강성 밀산-흥개호-호림-우수리강을 가 보았던 것이다. 조선족자치주가 있는 길림성 연길시가 두만강 위 도문시에서는 버스로 40분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연길시에서 북진하면 버스로 4시간 정도 소요되는 먼 거리의 목단강시가 나타나고 거기서 만주땅 최대 호수로 유명한 흥개호를 보려면 목단강시에서 버스로 역시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여기서 곧 바로 북진하면 하얼빈이나 가목사가 나오는데, 우수리강은 밀산시에서 가장 동쪽인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고 있어 오지 다름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택시를 잡아타고 갔는데 빗속을 뚫고 가서인지 5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중간에 처음 들어본 도시 호림을 지나기도 했는데 옛날엔 호랑이가 많았던 곳인가 보다.
우수리강에 도착했을 땐 마침 비는 그치고 우수리강 정경이 산뜻하고 아주 좋았다. 다시 말하면 신비의 자연세계였다. 누가 말했던가. 우수리강이 가장 물 맑고 신비로운 곳이라고 일러준 말 그대로였다.
아쉬운 건 머나먼 곳에 온 만큼 이곳에서 하루 숙박하고 가야 제대로 된 여행이 되는데 갈길이 멀고 하니(밀산시까지 돌아가는데 다시 4시간 정도 소요되니) 잠시 둘러보고 돌아서는 발길은 너무나 아쉬웠다.
하기좋은 말로 '다음에 또 오지' 한게 7년이 다 되었다. 그러나 내 죽기 전엔 두번쯤은 다녀가야 할 곳으로 여겨진다.
◇ ◇ ◇ ◇ ◇
그후 흑룡강성 성도 하얼빈으로 북진을 거듭했는데, 하얼빈시 흑룡강성시창작위원회 시인들은 입을 딱 벌리듯 연길에서 목단강시로 목단강시에서 밀산으로 밀산에서 하얼빈으로.....
내 이 줄기찬 노정을 두고 비유하자면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3번이나 오고 간
긴 여정이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