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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작성일 : 2020.08.11 05:32

행복

 

 

외로우니 참 좋다

 

찾아갈 이도

찾아올 이도 없이

내 그림자 하나 벗 삼아

묵묵히 선문답 주고받는

일요일 오후의

나른한 하품

 

산수화의 여백 같은 삶이다

 

.............

세상 쪽으로 높은 벽을 쌓고 산 지 십수 년.

가끔 만나는 이 있으면 애써 태연한 척 웃지만

어찌 자가격리의 긴 세월에 외로움이 없었겠는가.

그래도 아직은 잠긴 문의 빗장을 풀고 싶지 않다.

산수화의 여백을 채워가는 방법을

이리저리 찾아내는 즐거움이 자못 쏠쏠하기 때문이다.

<강석하/ 시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