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서지월의 만주詩行
작성일 : 2020.07.24 11:07 수정일 : 2020.08.13 02:22
만주땅의 별미 고추볶음
한국에서는 멸치똥 걷어낸
마른 멸치에 드문드문
풋고추 길게 썰어넣은 질펀한
고추볶음은 익히 먹어왔지만
길림에 가니까 진짜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고추볶음 최고였네
길게 썰어 말린 푸른 풋고추에
(말린 풋고추가 중요함)
소고기를 썰어넣어 볶은 고추볶음
《하얼빈문학》 창간기념
흑룡강성조선족작가협회 <문학의 밤>
시특강 초청받고 영하 30도 하얼빈엘
12월 25일 김소월시인 청산가리 먹고
자살한 날 갔더니만
고 한춘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송화강에 나가보면 100m마다
미인들 걸어가는 모습 볼 수 있다 하셨는데
추운 겨울이라 그 미인들
<문학의 밤> 행사에 나 보러 다 온듯
늘 착각은 자유지만
시특강 하고 나니 여성시인들만
우르르 몰려와 사진찍자고
야단법석의 시간도 있었드랬는데
그 여성들 다 어디로 갔을까
그런 잊혀지지 않는 밤이었는데
하얼빈한인회장님 하고도 통성명한
만찬장에 고추볶음이 나왔네
내 제일 좋아하는 거라 했더니만
흑룡강신문사 채복숙기자
돈 계산하는 총무 맡았는지
한 접시 더 시키더라고
길림시 길림조선족문화관 식당의
고추볶음이 만주땅에선
처음 맛 본 일품이라
나만 가면 도라지잡지 주필 리상학시인은
고추볶음 주문은 필수였으니
언제 다시 길림 가나?
길림 가서 용담산성 올라
해동청 만나 보나?
주몽의 이모 원추리꽃 만나 보나?
<詩作 노트>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의 어머니는 버들꽃 유화(柳花), 유화부인의 자매로 아랫여동생 이름이 원추리꽃 훤화(萱花), 그리고 막내여동생은 갈대꽃 위화(葦花)이다. 고구려 제 19대왕인 광개토대왕이 고구려 제2도읍인 압록강변 집안에서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고향인 이곳 길림까지 북진해 와 용담산성을 쌓았는데 그 아래 바라보이는 송화강변 동단산은 주몽이 유년시절을 보낸 곳으로 원추리꽃을 재배하는 원추리꽃밭과 대마초가 즐비해 있었다.
2000년이란 긴 세월이 흐른 지금, 길림시에는 길림시조선족문화관이 있고 조선족문예잡지 《도라지》꽃이 피어나고 있다. 내가 가면 늘《도라지》잡지 주필 리상학시인이 반겨주는데 문화관 내의 식당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메뉴인 만주땅의 조선족 별미 고추볶음이 나온다. 한국에선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길게 썰어 말린 푸른 풋고추에 소고기를 썰어넣어 볶은 고추볶음이 그것이다. (서지월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