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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14> 하이눈

작성일 : 2020.07.23 09:25 수정일 : 2020.07.23 09:32

하이눈

 

봄볕이 창에 가득하다.

엄마는 먼지를 닦는지 햇살을 닦는지 호호 창에 붙어 있다.

 

아빠와 목욕탕 다녀온 아들이 집에 들어서마마자 엄마에게 아빠 자랑을 한다.

옆집 아저씨 꺼는 티코 만한데 아빠 꺼는 그랜저더라

엄마는 코웃음을 쳤다.

그랜저면 뭐하노, 터널에 들어오면 바로 시동 꺼지는데...”

그 소리를 듣고 있던 아빠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도 제2 터널에서는 쌩쌩 달린다.”

엄마의 목소리도 같이 높아졌다.

너거 엄마도 뉴그랜저 뽑았다 캐라

아빠의 대응은 서부영화 건맨보다 빠르다.

아빠는 곧 3호 터널 개통 예정이닷.”

 

거실 창을 통과한 햇살이 건너 벽시계에 부딪친다.

... 시침과 분침이 정확하게 마주친다.

12시 정오.

<박명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