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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7.13 01:33 수정일 : 2020.07.18 11:28
장마 이야기 1
지루한 장맛비에 시골 부부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할 일이 없으니 꼭 할일 하나가 슬그머니 동하기 시작했다.
한 번 동하기 시작한 할일은 장마비처럼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비 소리마저 달콤해지며 서로에게 더욱 간절해졌다.
그런데 여남 살 먹은 아들 녀석이 방에서 같이 비비대고 있었다.
여느 때 같으면 이웃 철이네 집에 살다시피 하는 녀석이
그날따라 이런저런 눈치를 줘도 나갈 생각을 않았다.
부부의 몸이 달아오를수록 방구석에 빈둥대는 녀석은
더 미워지기 시작했다.
여자는 청소하는 척 걸레로 녀석의 얼굴에 걸치기도 하고
남자는 담배연기를 필요 이상 녀석 쪽으로 날려 보내지만
녀석은 전혀 나갈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마지못해 부부는 자신의 속내가 섞인 짜증을 낸다.
“비도 오는데 앞집 철이한테 놀러 좀 가라!”
방구석에서 빈둥대던 아들 녀석도 어쩔 수 없다는 듯 한 마디 대구한다.
“저를 눈치 없는 놈 만들지 마세요. 그 집이라고 오늘 같은 날 그런 생각이 없겠어요...”<박명호/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