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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5.15 09:49 수정일 : 2020.07.18 11:23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3> 메리의 추억
메리가 미친 듯이 마당을 돌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니 집 마당에 동네 어른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마을 회의를 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잠시 뒤 무엇 때문인지 갑자기 메리가 미친 듯이 마당을 돌고 있었다.
우리 메리가 왜 저러능교?
나는 동네 어른들에게 물어봤지만 어른들은 쯧쯧 혀를 찼다. 그날이 마침 복날이었는데 메리를 잡아먹기로 결정을 하자마자 저런다고 했다. 메리는 살려 달라고, 나보고 좀 어떻게 하란 듯이 마당을 돌았다. 나는 메리가 미친 듯이 돌고 있는 마당 한 가운데에 누어 메리를 죽이지 말라고 울부짖었다. 그러나 나의 애원도 살려달라는 메리의 간절한 마당돌기도 마을 어른들의 입맛 앞에는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끌려가는 메리를 지켜볼 수 없었다. 아니, 방천으로 끌려가 정말 개패 듯이 패는 몽둥이질을 당하는 메리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도 귀를 막았다. 다행히 메리의 비명은 들리지 않았지만 곧이어 메리 가죽을 그슬리는 메케한 노린내는 여지없이 내 콧구멍을 파고들었다. 숨을 쉴 수도 없었다.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때 메리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그리고 그렇게 마당을 돌면서도 왜 도망을 치지 않았을까...<박명호/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