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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다가가기

악학궤범 다가가기 (2) 십이위장도설

작성일 : 2020.05.07 05:31 수정일 : 2020.05.17 09:08

십이율위장도설(十二律圍長圖說)

솔시레솔 미솔레 미솔미레시 라.”이것은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자주 불렀던 오빠 생각의 계이름입니다. 계명에는 ,, , , , , ”, 7개 있습니다. 피아노를 배울 때는 C,D,E,F,G,A,B라는 7개의 영어 음이름을 사용합니다. 이런 음이름이 국악에도 있습니다. 서양의 음이름은 7개 이지만 국악은 12개입니다. 국악에서 음명이 서양음악 보다 5개가 더 많지만, 그렇다고 서양 음악에 음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CD 사이에 C#, DE 사이에 D#, FG 사이에 F#, GA사이에 G#, AB 사이에 A#, 이렇게 5개의 반음을 추가 하면 한 옥타브 안의 12음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은 피아노의 검은 건반에 해당하는 음인데, 이 음들을 가리키는 이름이 서양에는 없지만 국악에는 있는 것입니다. 이름이 다 없더라도 서양 음악에서 한 옥타브 안에는 반음 간격으로 쌓인 12음의 계단이 있습니다. 국악의 12음도 그런 간격으로 배열되어 있을까요? 이것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국악에서는 음이름을 율명이라고 합니다. 12율명은 황종(黃鍾), 대려(大呂),태주(太簇), 협종(夾鍾), 고선(姑洗), 중려(仲呂), 유빈(蕤賓),임종(林鍾),이칙(夷則), 남려(南呂), 무역(無射), 응종(應鍾)입니다. 12 율명은 중국에서 사용되던 것을 우리가 받아들인 것입니다. 중국 송나라의 채원정((蔡元定 1135~1198)은 율려신서(律呂新書)에서 음률과 조성에 관하여 설명합니다. 이 책은 언제 처음 출판되었는지 알지 못하는데, 중국에서 1415년 성리대전에 포함되어 간행되었고, 조선 세종 원년(1419) 조선의 사신들이 북경으로부터 귀국할 때 이것을 조선으로 가지고 왔습니다(1).

대나무로 관을 만들어 불면 소리가 납니다. 관이 길수록 낮은 소리가, 관이 짧을수록 높은 소리가 납니다. 율려신서는 기본음인 황종음을 낼 수 있는 율관을 어떻게 만드는지 서술합니다. 기장 한 알의 폭은 1()이며, 10분이 1()입니다. 황종음을 내는 황종율관의 길이는 9(90)이며, 이 관에는 기장 1200개가 들어갑니다. 세종 때 박연(朴堧)은 율려신서를 참고하여 황종율관을 만듭니다. 황종관의 길이는 31.14 cm이며, C음에 가깝습니다.

황종율관이 제정되면 이것으로부터 다른 음을 불어서 낼 수 있는 율관을 만듭니다. 그 방법은 삼분손익법(三分損益法)인데, 이것 역시 율려신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2). 삼분손익은 삼등분하여 그 하나를 버리거나, 더하는 방법입니다. 3 토막중 하나를 줄여서 관의 길이를 원래 길이보다 3분의 2(2/3)로 짧게 하는 방법을 삼분손일(三分損一), 그리고 3토막 중 하나를 덧붙여 원래 길이보다 3분의4(4/3) 길게 하는 방법을 삼분익일(三分益一)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황종율관을 삼분손일하여, 3등분하여 한 토막을 버리고 황종율관의 3분의 2길이의 관을 만듭니다. 이것은 임종음을 내는 임종율관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도 이와 동일한 방법으로 음을 맞추었습니다. 그는 줄의 길이가 3:2이면 음의 간격은 완전 5도 즉 도와 솔의 차이라는 것과, 2:1이면 한 옥타브 차이가 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줄을 3등분하여 하나를 버리고 원래 길이의 3분의 2로 짦아진 줄을 만들면 그것은 원래 음 보다 완전 5도 높은 소리를 냅니다. 원래 음이 도라면 완전 5도 높은 소리는 솔입니다. 도와 솔의 간격은 황종과 임종의 간격과 같습니다. 도와 솔 사이 피아노의 건반은 검은 건반을 포함하면 7개 있습니다. 황종은 1번음이고, 임종은 8번음이니 그 사이에도 7개의 음이 있습니다.

임종의 율관이 제정되면 그것을 이제는 삼분익일합니다. 다시 말해 임종율관을 3 등분으로 나누고, 그 한 토막을 임종율관에 붙여서 임종율관의 4/3(3분의4)으로 길어진 관을 만듭니다. 관이 길어졌으니 소리는 낮아집니다. 새로 만든 관에서 나는 소리는 3번음 태주입니다. 태주는 8번음 임종으로부터 5계단 내려간 음입니다.

피타고라스의 음율법에는 삼분손일만있지 삼분익일은 없습니다. 다시 그는 솔(임종)에서 삼분손일합니다. 솔을 내는 줄을 3등분하여 그 한 토막을 잘라서 완전 5도 높은 음을 얻습니다. 이 음은 높은 레입니다(----). 높은 레를 내는 줄을 2배로 늘이면 그것보다 한 옥타브 낮은 레를 냅니다. 레는 태주와 동일한 음입니다. 임종율관과 태주율관의 길이 비율은 3:4입니다. 그리고 솔과 높은 레의 소리를 내는 현은 길이 비율이 3:2입니다. 임종을 솔과 같다고 보면, “태주:임종(): 높은 레의 비율은 4:3:2입니다. 그러니까 태주와 높은 레의 비율은 4:2입니다. 옥타브의 비율은 2:1이므로 높은 레에서 한 옥타브 낮춘 레는 태주와 일치하는 것입니다.

태주: 임종(): 높은 레 = 4 :3 : 2태주 : 높은 레 = 4 : 2( 2:1)

사각형입니다.

3번 태주율관이 제정되면 다시 삼분손일합니다. 태주율관을 삼등분하여 하나를 버리고 태주율관의 2/3(3분의2)짜리 관을 만듭니다. 소리는 높아집니다. 이것은 태주로부터 7계단 올라간 10번 남려 율관입니다. 피타고라스도 음을 내는 현의 길이에서 3분의 1을 잘라내고, 새로운 현을 만듭니다. 그것이 내는 음은 레보다 완전 5도위의 입니다(----). 라는 남려와 같습니다. ‘사이에는 피아노 건반 7, 그리고 3번 태주와 10번 남려 사이에도 음이 7개 들어 있습니다.

남려 율관을 만들고 나서 그것을 이제는 삼분익일합니다. 삼분손일과 삼분익일을 번갈아하는 것입니다. 남려율관을 3등분하여 한 토막을 더하면, 3분의 4(4/3)의 좀 더 긴 율관을 만들면, 소리가 낮아집니다. 이것은 10번 남려보다 5계단 아래인 5번 고선율관입니다.

피타고라스는 삼분손일밖에 모릅니다. 그는 라(남려)3등분하여 하나를 버리고 3분의 2로 줄어든 현을 만듭니다. 이 현에서 나는 소리는 높은 미입니다. 이 현의 길이를 두 배로 하면 미가 됩니다. 미는 고선과 음이 같습니다. 고선: 남려(): 높은 미의 비율은 4:3:2입니다. 고선과 높은 미의 비율은 4:2이니 높은 미는 고선보다 한 옥타브 높은 음입니다. 즉 고선과 미는 같습니다.

고선: 남려(): 높은 미= 4: 3: 2고선 : 높은 미= 4: 2(2:1)

사각형입니다.

미와 라의 간격은 완전 4도이니, 고선과 남려의 음 차이도 완전 4도입니다. 그러니까 삼분손일은 완전 5도 높은 음을 만드는 과정이며 삼분익일은 완전 4도 낮은 음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계속하면 12음을 내는 율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삼분손일과 삼분익일을 번갈아하며 산출된 동양음악의 음계와 삼분손일만하는 피타고라스의 음계가 왜 동일할까요? 한 옥타브 사이에는 12개의 음이 있습니다. 피타고라스는 계속 위로 7계단을 올라갑니다. 한 옥타브가 높으면 줄을 2배로 늘려 한 옥타브 낮춥니다. 동양은 7계단 위로 올라갔다가 5계단 내려가고를 반복합니다. 12음을 시계와 같은 원 둘레에 배치합시다. 12시의 위치에 황종이 놓여 있습니다. 음이 올라가는 것을 오른쪽으로(시계 방향으로) 돌아간다고 하고, 내려가는 것을 왼쪽으로(반시계방향으로) 돌아간다고 합시다. 처음 1번 황종()에서 시계방향으로 7계단 오른쪽으로 돌아갑니다. 그럼 8번 임종()에 도달합니다. 여기서 삼분익일하면 반시계 방향으로 5계단 내려가니 3번 태주()에 도달합니다. 피타고라스는 도에서 삼분손일하여 도달한 솔에서 다시 삼분손일하여 솔로부터 시계방향으로 7계단 올라갑니다(----). 그러면 역시 레에 도달합니다. 모두 12개의 음들이 원주에 배열되어 있을 때 어떤 음으로부터 7개 시계방향으로 가나, 5개 반시계방향으로 가나 도달 위치는 같은 것입니다. 산출방법은 다르더라도 동양의 음계와 서양의 음계가 동일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악학궤범 112율 위장도설(圍長 圖說)편에는 삼분손익법으로 율관을 제정하는 과정이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황종율관이 제일 길고, 점점 길이가 짧아지면서12의 율관이 배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황종율관의 길이를 9촌이라고 규정하여 율려신서의 음악이론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조선의 장악원은 이 율관에 악기를 맞추었는데 그렇게 하니 고대의 음률제도와 부합하고, 중국의 음률과 잘 어울렸습니다(3). 중국의 사신이 악공을 대동하고 와서 대평소를 불었는데 장악원의 악기의 성음과 맞았던 것입니다..

국악의 12음율은 황종(黃鍾), 대려(大呂),태주(太簇),협종(夾鍾),고선(姑洗),중려(仲呂), 유빈(蕤賓),임종(林鍾),이칙(夷則),남려(南呂),무역(無射),응종(應鍾)입니다. 만약 황종과 C가 동일한 음이라면 한 옥타브 안에 12개음이 반음 간격으로 쌓여 있습니다.

이것을 오선보에 배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음률체계는 비슷합니다. 완전 5, 그리고 한 옥타브를 구별하는 청각은 동양인과 서양인 사이에 차이가 없으므로, 기준 음에서 다음 음을 만드는 과정은 고대 그리스나 중국은 동일한 것입니다. 그래서 동양의 소리도 서양의 소리도, 중국의 소리도 우리의 소리도 따로 없습니다. 12음은 우리 인간의 소리입니다.

 

주석

(1) 정윤희(Yun Hui Chong). 세종조 율려신서 의 수용문제 고찰. 한국음악학논집, 3(0) : 481-564. 1999. 491, 525 .

(2) 정윤희(Yun Hui Chong). 조선전기 율려신서 (律呂新書) 의 수용문제 고찰. 한국음악사학보, 1999, Vol.23: 85-129. 95-96.

(3)악학궤범 1. 12律 圍長 圖說.
右十二管圍徑微有纖毫之差 結此律管與古制不甚相逺 時用樂器皆以此管正之
庚子年華使鄭同帶仱官而來基所持大平簫之音與本院之樂聲稍諧
위에 설명한 12관의 둘레의 지름은 매우 작은 차이는 있으니 예전의 제도로부터 그렇게 멀지 않으므로 시용악기는 이것에 맞추어 바로잡았다. 경자년에 중국 사신 정동이 악공을 대동하여 와서 악공이 대평소를 불었는데 본원의 악성과 아주 잘 어울렸다.


제민이

약력
부산대학교 한국음악학과 성악(가곡)전공 졸업
동아대학교 음악교육과 졸업
현)동래초등학교 음악전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