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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가지 시 감상

고민의 힘

작성일 : 2020.04.23 11:43 수정일 : 2020.05.17 08:15

고민의 힘

박 홍 배/문학평론가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강제수용소를 체험한 것으로도 유명한 정신의학자 빅터 E 프랭클은 고민하는 인간 Homo patience의 가치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 Homo faber보다 더 높다. 즉 고민하는 인간은 도움이 되는 인간보다 더 높은 곳에 있다고 말한다. “청천 하늘엔 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에 수심도 많다.” 어머니가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눈물 젖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아리랑의 이 대목을 듣고 도쿄대 강상중 교수는 파란만장한 고민의 바다와 같았던 어머니의 80년 세월 속에서 그래도 만년에는 고민의 바다에 떠도는 몇 개의 주옥같은 기억을 긁어모아 그 속에서 졸고 있었다고 토로한다.
강상중 교수가 찾은 것은 결국 고민하는 힘이었다. 그 고민하는 힘으로 내가 누구인지, 제대로 아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돈이나 청춘이나 종교적 구원이나 사랑에 대해 누구보다 앞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강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깊이 고민할수록 사람들은 더 뻔뻔해진다고 말한다. 니체도 어느 글에서 뻔뻔함이 지성의 큰 가치 중 하나라고 쓰기도 했던 것 같다. 강교수가 말한 뻔뻔함이란 고민을 통해 두려움이 사라지는것과 비슷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아마 처음부터 뻔뻔할 수는 없겠지요. 진지하게 생각에 골몰한 끝에 뻔뻔해진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깊게 고민해서 꿰뚫어라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그의 글은 이렇게 끝맺는다. “젊은 사람들은 더 크게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민을 계속해서 결국 뚫고 나가 뻔뻔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새로운 파괴력이 없으면 지금의 세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고 미래도 밝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고민은 죄다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라고 말한다. 만약 이 세계에 인간관계가 사라진다면 그야말로 우주 공간에는 단 한 사람만 존재하고 온갖 고민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즉 개인에 국한되는 고민, 이를테면 내면의 고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어떤 종류의 고민이든 거기에는 반드시 타인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 속에 있는 그 타인의 그림자를 찾아보는 일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감내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앞으로 이 난에서 인간관계로 나타나는 여러 심리적 문제들을 고민하고 관찰하면서 우리 모두의 좀 더 나은 인간관계 정립에 일조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못난 글들이나마 여러분의 성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