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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04.24 12:33
82회 금주의 순우리말-간동하다
/최상윤
1.처서판* : 막벌이를 하는 험한 일판.
2.퀴다 : 음식을 몹시 탐하다.
3.테밖* : 한통속에 드는 범위 밖.
4.편놈 : ‘산대놀음을 하는 사람’을 낮게 부르는 말.
5.한줄금* : 비가 한 차례 세차게 쏟아지는 것. 또는 세차게 쏟아지는 비의 한 차례.
6.간동하다 : 잘 정돈되어 단출하다.
7.간막국 : 소의 머리, 꼬리, 족, 등, 가슴, 볼기, 뼈, 염통, 허파, 간, 처녑, 콩팥 등을 한 점씩이라도 다 넣어 끓인 국, 비-간막, 간막탕.
8.난벌 : □나들잇벌. 상-든벌. □산기슭에서 멀리 떨어진 벌판.
9.달걀가리 : 달걀로 쌓은 가리.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을 비유하는 말.
10.막새 : □수키와 끝에 반달 모양의 혀가 달린 기와. □보통 기와로 처마 끝에 나온 수키와나 암키와. 관-막새기와.
11.돌치 : ‘돌계집’의 속된 말.
◇천신만고 끝에 4년 만에 고교를 졸업하자 나는 강피밥이라도 먹기 위해 ‘처서판’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들찌(굶주려서 몸이 여위고 기운이 쇠약해지는 일)한 나의 모습 때문에 심사위원들로부터 불합격 판정을 받고 물러났다. ‘편놈’보다 못한 나 자신을 원망하며 한동안 방황 끝에 운 좋게 가정교사로 입주하게 되었다. 득롱망촉得隴望蜀이라 했던가. 호구지책이 해결되자 ‘달걀가리’ 같지만 나는 마음 한켠에 고이 접어놓았던 대학생에의 꿈을 키웠다.
그 이후 칠십여 년이 지난 오늘, 나는 약관弱冠 때 한국국민의 하위 12%에서 국가가 인정하는 ‘테밖’의 상위 12%에 속하여 아파트에 ‘난벌’도 여러 벌 있고 자가용도 굴리며 ‘간동한’ 팔질八耋 세대世代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살 버릇 여든 가듯이 약관시절 거머먹었던(욕심스럽게 마구 휘몰아 먹다) 버릇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간막국’을 ‘퀴고’ 있으니...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