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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조선근무 일본인 등대원들의 이야기> Ep 9 등대의 불빛을 쫓는 철새들의 동태 조사 죽도(竹島)등대 순례

작성일 : 2026.03.09 06:50 수정일 : 2026.03.09 06:54

Ep 9 등대의 불빛을 쫓는 철새들의 동태 조사 죽도(竹島)등대 순례

 

야모토 세이치시(山本 淸一)(전 목포신보 주간), 번역 정순종(전 등대장)

편집 석영국(등대 역사전문가), 김민철(등대 전공 공학박사)

 

 

죽도는 목포에서 약 50마일, 항문도와 흑산도의 중간에 해당하는 곳에 있다. 3등급 관원을 가진 등대로서 다른 등대와 같이 기상 관측, 해양조사를 하는데 특히 일본 농림성 축산국의 위촉에 따라 비금(飛禽: 날 짐승) 조사를 하고 있다. 비금 조사라는 것은 이렇다. 우선 이 등대의 수원 다카하시 교타로(高橋 曉太郞) 씨의 말을 들어 보기로 하자.

 

비금 조사는 농무성 축산국의 위촉을 받아 1913년부터 시작된 가장 새로운 사업입니다. 야간에 광력한 등대의 불빛을 목표 삼아 날아온 새가 순간적으로 눈이 아찔해져 등대에 충돌하여 폐사하고는 하는데, 폐사하면 새를 약품에 담그고 채취 연월일, 새의 이름을 기록하여 축산국으로 송부한다.

 

새 이름은 표본 대장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래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도 많으므로 번호를 붙여 소흭도(埽獲島)에 보내면 그쪽에서 이름을 통보하여 준다.

 

철새들이 등대에 충돌하여 폐사하는 것은 안개와 강우(降雨)가 동시에 나타날 때이고, 안개만으로는 절대 충돌하지 않습니다. 대체로 포획된 새의 종류는 큰 종달새, 황금새, 찌르레기, 해오라기, 백로, 흰 눈썹 붉은 배지 빠귀, 노란 할미새, 딱새, 부엉이, 호랑 찌바귀, 소쩍새, 개똥 지바귀 등이고 이외에 기러기, 오리, 칠면조, , 흑두루미, 두견, 꾀꼬리 등 진귀한 새들도 있다.

 

이러한 조사는 학술적인 면에서 중요한 참고가 되는 것 같고, 축산국 조수계는 매년 진귀한 새들을 보내 주기를 학수고대한다고 한다.

 

각종 잡지에서 등대에 충돌하여 폐사하는 철새들의 사진이 자주 실리지만, 이 흥미진지한 모습을 목포에서 불과 50마일 정도인 죽도 등대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홍도 소흑산도 간의 최대 난간 코스도 무사히 통과 했다고 생각하자마자 파도가 점점 높아지고 위아래로 흔들리는 피칭은 더욱더 심해지면서 배 멀미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만 간다. 가토 소장은 혼자 태연하게 1등 선실에 들어가 특기인 퉁소를 분다. 겁쟁이 일행은 이를 보고 몹시 부러워한다.

 

과연 이날 저녁 식사는 후쿠다와 임 두 사람만이 용감하게 먹었을 뿐 일행은 기세가 꺽인채 모두 선실에서 휴양하는 꼴. 역풍을 받은 광성호는 서행하여 오후 10, 겨우 죽도 앞 바다에 닻을 내렸다.

 

죽도 등대원 가족에 환자 발생하여 위험이라는 무전을 받은 광성호 선원들은 긴장했고, 가토 소장의 신경도 날카로워졌다. 의료반은 , 보라하고 자기 역량을 발휘할 때가 왔다며 거친 파도에 시달리는 전마선을 탔다. 의료반들은 파도의 물보라를 뒤집어쓰면서 암흑의 바다를 나갔다.

 

모리카와 학사의 동생은 직업의식에 불타는 형의 용감한 모습에 감격하면서도 암흑 속 거친 파도에도 노를 젓고 나가는 전마선의 안전이 걱정되어 계속 캄캄한 해상을 주시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자식은 병상에 우울한 죽도 등대

 

날이 새어 15, 선상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정말 장엄했다. 일행은 그 아름 다운 광경에 홀려, 어제의 고통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6시 반에 아침 식사를 마치고 7시경부터 잇따라 상륙. 그러나 중태에 빠진 환자가 있다는 말에 일행은 우울해져서 크게 소리를 내는 사람조차 없다.

 

기자는 절해의 외딴섬 등대지기가 병에 걸렸을 때의 고뇌와 불안감을 상상하면서 넘치는 동정의 눈물을 금할 길이 없었으며, 동시에 고귀한 봉사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이 솟아오른 것을 느꼈다.

 

어젯밤 상륙한 이후 귀선하지 않고 밤새 환자 곁에서 진료에 전념했던 세명의 의학사의 진단 결과 한 사람은 이유기의 갓난아기로 장염에 걸렸고, 또 한사람은 한국인 직원의 아이로 소화불량이었다. 목포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하고 일행과 같은 배를 타기로 결정하였다. 그 어머니의 한탄과 슬픔은 헤아리고도 남음이 있다. 관현악단은 연주를 중지하기로 했다.

 

일부러 와 주셨는데 녹차라도 하고 권해 주었던 등대 직원과 그 가족의 후의에 감사를 표하고 즉시 등대에서 내려와 승선했다.

 

목포 병원에 입원할 아이의 어머니 준비에 시간이 걸려 광성호는 오전 10시 반에 겨우 죽도를 떠날 수 있었다. 수심에 잠긴 죽도 등대원과 그 가족은 다음과 같다.

 

수원 : 다카하시 교타로(高橋 曉太郞) (현재 귀향)

간수 : 나카하라 하치로(中原 八朗) (현재 귀향)

마스다 히로시(增田 廣) 처자 2

용무원 : 용길수(龍吉守) 처자 3

 

죽도에서 연주를 중지한 관현악단 단원들은 잔잔한 바다 위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누가 권한 것도 아니었지만, 각자 악기를 들고 뒤쪽 갑판에 모여 조용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미 해상에서 4일째 전체 여정의 3분의 2를 돌파했으니 해상 생활에도 익숙해지고 파도와도 친해진 일행은 원기를 회복하여 어떤 사람은 카드놀이를 즐기고 어떤 이는 바둑을 두었으며, 활발하게 담론을 나누거나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는 사람 등 배안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기자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선내의 객실을 돌면서 들여다보았는데 기관실 입구에 붉은 글씨로 화기 주의라고 쓰고 그 위쪽에 유화로 그린 건지, 페인트로 그린 건지 확실치 않으나 배가 불타오르는 광경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잊지 말라! 1933423일이 저 무서운 화염을 기억하라! 우리가 그때 직장을 떠날 뻔했음을. 그리고 감사하라, 오늘날의 행복을!

 

이것은 목포 해사 출장소 소속의 사쿠라이마루(櫻井丸)1933423일 홍도 등대 앞 바다에 정박 중 불이 나서 전소되면서 침몰한 사건을 상기시켜 직원들을 훈계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