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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6.02.15 07:27
25) 동화책 속 풍경, 영화세트장 같은 섬 육도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서해에는 육도라는 섬이 2곳이 있다. 경기도 안산시 풍도 옆에 육도는 6개 섬이 줄지어 있어 육도라고 부르고, 오늘 소개할 보령의 육도(陸島)는 육지와 가장 가까운 섬이라는 뜻이다.
오늘 소개할 보령의 육도는 태안반도 끝 영목항과 오천항 사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다섯 개 유인도 중 하나이다. 효자도는 오천면 효자1리에 속한 섬이고 그 옆에 5개 섬들이 효자2리에 속한다.
여객선 코스는 월도, 허육도, 육도, 추도, 소도 등 5개 섬을 차례로 지나 운항하는데 육도는 오천항에서 8.3km 거리에 있고 배를 타면 1시간 44분 소요된다.
여객선이 지나며 마주하는 섬들은 모두 천수만 입구에 위치한다. 멀지 않은 거리의 섬 여행에서 천수만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여행코스이다.
육도는 아담한 집들이 울긋불긋 지붕 색깔과 푸른 숲의 뒷산을 병풍으로 치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운 어촌 모습이다.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 앞에 바로 선착장이 있는데 주민들 발이 되는 이들 배들의 뱃머리가 모두 주인을 향하고 있는 모습까지 육도는 정말 정겹고 따뜻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육도는 이 일대 다섯 개 유인도 중에서 지대가 가장 높고 어민들이 많이 사는 섬이다. 섬 면적은 0.06㎢, 해안선 길이 1.6㎞. 아주 작은 섬이지만, 섬에는 28가구에 56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육도는 5개 섬 중에서 지대가 가장 높지만 최고점은 21.9m에 불과한 낮은 구릉이다. 그러나 정상에서 주변 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 전망을 자랑한다.
특히 섬 주변의 조류가 무척 빨라서 낭장망, 주목망이 잘 형성되어 어획량이 많은 섬이다. 낭장망은 긴 그물의 날개 쪽과 자루 끝쪽을 닻으로 고정시켜 놓으면 조류에 의하여 물고기가 들어가도록 만든 어구를 말한다. 그물 자루 속에 한 번 들어간 고기는 되돌아 나오지 못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주목망은 그물 입구를 말뚝으로 고정시키고 밑바닥까지 그물을 펼쳐 내려 놓아 물고기가 좁은 그물 끝까지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재래식 그물망을 말한다.
육도는 안면도 사람들이 처음 입도하여 청어를 잡으며 살았던 섬이다. 한때는 20척의 배가 이 섬을 드나들었고 주목망 그물을 친 장소만도 60곳 이상일 정도로 어업이 크게 활기를 띠었던 섬이다.
섬 안에 작은 밭이 정말 많다. 방울토마토 상추 깻잎 등 푸른 밭 안에 작은 집들이 들어서 마치 동화책 속 풍경 같다. 섬에는 예로부터 땅이 귀하다 보니 비탈진 산자락까지도 다랭이논과 밭을 개간하며, 농사를 지을 만한 땅을 마련했던 것인데, 육도는 다행히 평지가 많아 집과 집 사이, 길과 길 사이 농사지을 땅을 한 뙈기라도 더 마련하고자 작은 공터는 모두 텃밭으로 만들어서 마치 밭과 밭 사이에 집을 지어 놓은 곳 같은 풍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채소와 다양한 작물이 푸르게 자라는 텃밭을 지나면 오래된 우물이 나오고 다시 고래 등이 그려진 골목길 벽화가 물결치고 다시 숲길을 지나 해안길이 열리면서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섬마을을 체감할 수 있다. 마치 영화세트장을 둘러보는 느낌이다. 섬 이름이 새겨진 선착장의 간판도 사람이 껴안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은 크기여서 귀엽고 정겹고 사진찍기도 좋다.
여객선 승객들 대부분이 낚시하러 가는 분들이다. 이쪽 항로의 여객선은 낚싯배로 착각할 정도로 대부분 짐들이 낚시채비들이다. 물론 가족 단위로 조용히 머물고 싶어 찾아온 분들도 있었는데, 한 가족이 선착장 옆 몽돌해변에서 텐트를 쳐놓고 야영 중이었다. 아빠는 원투 낚시를 하고, 아이들은 갯바위에서 고둥을 잡아 패트병에 담는 모습이었다.
전문 낚시인들은 다시 어민들 배를 타고 선상낚시를 나가거나 마을 갯바위 포인트인 목쟁이 바위와 전화국 기지 앞 갯바위 낚시터에서 낚시를 즐긴다.
육도는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다. 육도항 제1선착장에서 왼쪽 해안길을 따라 둘레길이 시작되는데 제2선착장, 마을쉼터와 민박촌을 지나 조랭이샘물터로 연결된다. 다시 숲을 낀 동쪽 해안길을 따라 갯바위 낚시터 그리고 옛 여객선 대기소와 바지락양식장 앞을 지나 2개의 부잔교를 건너면 출발했던 제1선착장으로 이어지는 코스이다.
육도는 정말 섬이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섬길 바닷길을 가볍게 걸으며 힐링하는 그런 여행코스이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대로 파도 소리가 함께 하는 바닷길이고 시골집 앞집 뒷집 사이처럼 정말 가까운 거리에 다른 섬들이 펼쳐지고 그래서 여행자도 자연스럽게 섬처럼 동화되는 이런 여행길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선착장에는 배가 떠날 시간이 다가오자 어디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지냈었나 싶을 정도로 낚시인들이 떼로 몰려나오고, 그렇게 배가 떠나고 나면 하룻밤 묵을 사람들만 남은 적막한 바닷가에서 저마다 섬이 되는 시간을 맞는다.
천수만의 바람과 파도가 밀고 온 물결을 조용히 바라보며 해변에서 사유하고 명상할 수 있는 짧은 시간만으로도 잠시 번잡한 일상을 털어내고 마음의 평정을 이룰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의미있는 섬여행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육도는 육지와 가장 가까운 섬이지만, 마음은 아늑한 나만의 섬으로 다가온다.
육도 여행하면서 주변 가볼만한 여행 코스로는 배편이 오가는 오천항을 둘러보고 싱싱한 해산물을 즐기면 좋다. 그리고 수산시장 옆에 있는 충청수영성에 올라 바다 풍경을 조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오천항의 경우 봄철에는 주꾸미, 키조개 여름에는 광어, 갑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곳인데, 특히 오천항은 전국 키조개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할 만큼 대표적인 키조개 산지이다.
‘키조개’라는 이름은 곡식을 거를 때 쓰는 농기구 ‘키’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오천항 키조개는 잠수부들이 직접 채취한 100% 자연산 키조개를 만날 수 있다. 인근 식당에서는 큼지막한 키조개를 이용한 샤브샤브, 꼬치, 구이, 무침, 회, 조개전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해초와 함께 건강에 좋은 저 칼로리 음식으로 알려진 키조개는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아연, 칼슘, 철 등 미네랄 성분이 다른 어패류보다 높다.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고 그 다음은 전망이 아름다운 충청수영성. 오천항 수산시장 옆에 충청수영성이 있다. 과거 전라도에서 출발한 세곡선이 지나던 중요한 해상 경로였던 오천항은 서해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았다. 그래서 충청수영성이 세워졌다.
충청수영성은 1510년에 축조됐고 사적 제501호이다. 충청수영성에는 네 개의 성문이 있었는데 현재는 ‘망화문’만이 남았고 이 아치형 망화문은 인기 포토존이다. 고즈넉한 성벽과 멋진 문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고 오천항과 천수만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하고 서해 일몰도 감상할 수 있는 최고 전망 포인트이다.
충청수영성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이기도 했고 특히 입장료, 대형주차장 주차료가 무료이다. 그리고오천항에서는 섬으로 출발 전이라면 주변에 편의점과 낚시점 등이 많으니 필요한 물건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