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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 가이드> 23.외연도, 서해 영해기점 너머로 지는 마지막 노을

작성일 : 2026.02.03 12:40

23) 외연도, 서해 영해기점 너머로 지는 마지막 노을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외연도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에 잇는 섬이다. 대천항에서 53km에 떨어져 있고 여객선으로 2시간 10분 소요되는 아주 먼 바다의 섬이다.

 

외연도, 대청도, 수도, 초망도, 횡견도, 오도, 무마도, 황도 등 12개의 섬이 열을 지어 있다고 해서 외연열도라고도 부른다. 외연도는 우리나라 서해 국경선을 의미하는 서해 최남단 영해기점 유인도이다.

 

대천항을 떠난 여객선을 타고 원산도, 삽시도, 호도, 녹도 등 옹기종기 모인 섬 구경을 하며 가다 보면 어느새 망망대해로 들어선다. 여객선은 해무로 희끗희끗 보이는 이름모를 무인도 사이를 항해한 끝에 외연도에 당도한다.

 

외연도라는 이름은 이처럼 육지에서 까마득히 떨어져 있어 연기에 가린 듯 하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섬 면적은 52.8k이고 168세대에 520명의 주민이 산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며 산다. 주로 새우, 조기 등을 잡는데 외연도는 바다가 깊어 양식장은 운영하기가 어렵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외연도에서 거래되는 모든 해산물은 100% 자연산이라는 얘기이다.

 

12, 한국기행 등 몇몇 방송 프로그램 등을 방영됐던 섬 중 하나이기도 한데 특히 외연도 부속 섬인 황도에서 혼자 생활 중인 황도이장 스토리가 많이 회자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외연도는 포구를 중심으로 집들이 모인 마을 중심지를 빼고는 섬 대부분이 기암절벽으로 이뤄졌다. 남쪽 바다에 우뚝 선 279m 봉화산이 뿜어내는 기세가 만만찮다. 이 산이 여객선을 타고 진입할 때 외연도의 첫 인상인데 아주 강한 느낌을 준다. 그 뒤로 또 다른 산인 171m의 망재산이 우뚝 서 다가선다. 여객선은 동남쪽에 관문 역할을 하는 무인 등대섬을 지나 그렇게 빨강등대와 하얀등대가 서 있는 외연도 포구로 들어선다.

 

우럭, 광어, 도미, 농어 등이 외연도의 주된 횟감으로 손님상에 올라온다. 중요한 사실은 회 한 접시를 시키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것이 매운탕이고 김, , 소라, 전복 등이 밑반찬이고 거기에 토속음식인 박대조림, 갈치조림, 꽃게장이 딸려 나온다는 것이다.

 

박대의 경우 어촌에서는 흔한 식재료이지만 외연도는 조리방법이 다르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고등어조림처럼 무와 함께 양념하여 조리한다. 갈치조림은 꽈리고추와 꼬들꼬들 말린 새끼갈치를 간장에 조려낸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큰한 맛이 일품이다. 꽃게장은 전통적으로 외연도의 별미 중 하나로 통한다.

 

마을 뒷쪽 능선을 따라 신비한 느낌을 주는 당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고 산은 상록수림으로 우거져 있다. 숲에는 후박나무, 동백나무, 보리밥나무, 돈나무, 붉가시나무 등 상록활엽수와 팽나무, 딱총, 누리장, 고로쇠, 구지뽕, 황칠, 자작나무 등 낙엽활엽수 그리고 왕머루, 청미래덩굴 등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상록수림 나무 중에서도 마을사람들이 사랑나무라고 부르는 연리지가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데 방문객들에게도 큰 인기이다. 당산은 동백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중에서 유난히 우람한 모습의 고목나무 몇 그루가 경외롭고 신성스럽게 서 있다. 이곳을 마을 사람들이 당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미루어 짐작케 한다. 숲에는 서낭당이 있고 매년 제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빌고 있다. 특히 외연도 상록수림은 생물학적 연구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외연도에서 가볼만한 곳, 다음 여행지는 봉화산 약수터이다. 봉화산 약수터 물맛은 알아주는데 본래는 지금 산에 있는 약수터 자리가 아니었다. 약수터는 몽돌해안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약수터였는데 어느날 마을 사람들은 바닷가로 흘러나오는 이 수맥을 찾아 지금의 자리에 있는 약숫물의 원천인 약수터를 찾아 물을 받아 먹고 있다.

 

우리나라 섬들을 여행하다 보면 이처럼 바닷가 바위틈에서 식수를 먹는 장소를 볼 수 있는데. 초창기 섬에 입도하던 가난한 시절의 섬사람들은 산줄기 수맥을 찾아 의식주 중 중요한 식수 문제를 해결했었다. 옛 섬사람들의 지혜로운 삶을 엿보게 하는 장면이다.

 

외연도 약수는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여름에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겨울에는 따뜻한 물이 흘러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다.

 

이번에는 주민들이 모여사는 마을 안쪽 풍경을 보자. 외연도에서는 길을 잃으면 무조건 남쪽으로 가라고 한다. 배 타는 선착장과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이 남쪽에 옹기종기 모여있기 때문이다. 모든 길은 선착장 대로로 이어지도록 개발했다.

 

산길과 고샅길이 많지만 모든 길은 선착장 대로로 이어지고 마을 안으로 이어지는 골목길도 미로처럼 얽혀 있지만 어느 쪽으로 가든 막다른 골목 없이 길이 모두 열려 있다. 그 골목길들은 순진무구한 섬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오래 전부터 살아온 섬사람들의 뒤안길, 그 정겨운 삶을 벽화로 그려놓았다.

 

골목길 벽화에는 밝은 미소의 섬사람들과 함께 외연도 자연 풍경이 깃들어 있고 복어, 꽃게, 고래 등 물고기들도 외연도 일원으로서 푸르게 일렁이며 한 세상을 이뤄 사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여행객들을 맞고 있다.

 

정겨운 골목길을 나와 섬으로 여행 가서는 바다 구경도 해야 할텐데 바닷가 풍경은 어떨까? 외연도 북쪽 해안으로 가면 큰 명금, 작은 명금, 돌삭금 등 몽돌해변이 펼쳐진다. 해변으로 가는 해안 산책로는 걷기 코스가 제격이다. 길 아래 해변으로 내려설 수 있는 길은 작은 명금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작은 명금 북동쪽 큰 명금해안은 여인바위와 매바위 풍경이 다가온다. 여인바위는 여인이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 옆에 매바위가 서 있는데, 동네 사람들은 이 매가 여인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매바위는 웅크리고 있는 자세인데 금방이라도 날개를 파닥이며 하늘로 비상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준다.

 

외연도 둘레길은 공기 좋은 숲길은 물론 바다 전망 뷰를 자랑하는 해안 벼랑길, 오솔길을 타고 걷는 맛을 체험할 수 있다.

 

섬 전체를 돌아보는 이른바 섬 순환형 걷기코스8km 구간이다. 이 구간은 느릿느릿 걷는 초보자의 경우 4시간 30, 산악인의 경우 3시간 소요된다. 코스는 여객터미널(외연항)을 출발해망재봉(1.4km)고래조지(0.4km)고리금(0.9km)명금(0.5km)노랑배(0.6km)봉화산(0.5km+0.6km)다시 여객터미널(외연항 1.7km)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가볍게 걷는 코스로는 당산에서 큰명금을 거쳐 노랑배에 이르는 2km의 둘레길이다. 해안선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외연도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외연도 바다 풍경과 기암괴석, 울창한 상록수림을 감상할 수 있는 알짜배기 코스이다. 산책로가 잘 닦이고 나무데크가 잘 조성돼 편안하게 나를 치유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 걷기 코스에서는 몽돌해변 등 풍경에 매료되고 봉화산의 희미한 줄기가 그려주는 자연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고 파도소리와 함께 어선이 통통대며 지나는 드넓은 바다가 열리며 해안도로를 따라 다시 마을로 돌아오게 된다.

 

외연도 일몰 풍경도 가경이다. ‘노랑배라고 부르는 곳이 일몰 포인트이다. 노랑배는 노란색을 띤 암석이 배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랑배는 봉화산 북서쪽 끝에 있는 해안 기암절벽이다. 해발고도 52m 절벽 꼭대기에 전망 데크가 마련돼 있다.

 

아기자기한 몽돌해변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여인바위와 독수리바위 뒤로 중청도, 대청도 등 섬들이 조망되는 지점이다. 해무가 수묵화처럼 섬들을 보듬고, 나머지 여백 사이로 해무가 물감을 섞어놓은 듯 몽환적인 노을이 온 바다를 물들여 간다. 외연도는 국제법으로 우리나라 서해 영해를 긋는 기준선이다. 우리 영해기점 너머로 지는 마지막 노을이기에 더더욱 특별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