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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등대이야기 2> Ep 11. 지네 먹인 닭

작성일 : 2026.01.05 05:28

 

Ep 11. 지네 먹인 닭

등대장 곽춘만

 

부도 등대에 근무하다가 196851일 선미도 등대장으로 발령을 받고 등대 사무 인수인계를 하고 사물을 정리하여 운반 하륙시켜 보급선에 탑재한 후 보급선은 선미도 등대에 도착하여, 직원과 선미도 도민들과 함께 힘을 합쳐 이삿짐을 등대까지 올려놓고, 닭장도 만들어 닭도 평안히 쉬게 하여 주는 등 이삿짐을 정리하였다.

 

등대 운영에 지장이 없으면서 주민들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에 대하여 직원들과 토의한 결과, 선미도 도민들은 대략 보면 가족 되는 분들이 몸도 건강하고 살림도 잘하여 재미있는 가정이 되는 모양인데, 교통과 경제 사정 등으로 학교를 못 보내는 분에게는 등대 내에다 교육과정도 마련해주고 환자가 생길 때에는 간단한 등대 비상약으로 치료도 해주며 근무하였다.

 

등대 아랫마을을 보면 도서민의 경제가 너무나 곤란하여 생활개선에도 힘껏 노력하여 줄 방침을 세웠으나 육지와는 달리 밭농사뿐이며 여기에는 부락민 4세대가 살고 있는데 인구는 약 20명에 의복도 남루하고 밭이라고는 산에 바람에 의지하여 화전하고 농산물은 고구마, 땅콩, , 기타 등등이다. 그나마도 바람이 심한 해는 종자도 못 받는 편이며 바람이 없는 해면 잘 되는 현상이다.

 

농사가 끝나면 산에서 나무를 하여 덕적도 북리로 내다 팔아 식량을 구입해서 생활 하는데, 산림보호책이 강경하자 그들의 생활은 무척 곤란해 진 것이다.

 

그러나 선미도는 예부터 유명물로 있는 큰 뱀(능구렁이)인데 누른 듯 검고 황빛색 등이며, 큰 놈은 2m 이상 되는데 등대에서 선창까지 가려면 굽이 도는 도로 주변이니 숲이 많은 곳에는 언제나 4마리도 있고, 2마리도 몸을 둘둘 사리고 있는데 누구나 보고서는 다녀도 놀래는 사람이 없으며 때로는 등대 퇴식소 안까지 문만 열어 놓으면 들어오는 등 비 오고 개인날 부락을 가보면 커다란 뱀들이 부엌이나 담 같은데 걸쳐 있는게 보통이다.

 

지네도 가장 많은 섬이라 지네의 길이는 15cm 이상이나 되는데 대개가 빨간 색채를 띠는 놈이 많았다.

 

그리하여 주민들로 하여금 지네나 뱀을 잡아 팔라고 하였더니, 주민들은 지네를 잡아서 덕적도 북리에 내 팔기 시작하였는데, 1마리에 300~500원에 소매하고 있어, 내가 직접 나서서 인천이나 각 기관에 연락하여 뱀은 1마리에 1,500~2,000원을 받게 해주고, 지네는 1백 마리에 1,500~2,000원씩 받게 하여 주므로 마을에 부업 소득이 1가구당 7만원 이상의 소득을 보게 되고 보니 소도 사서 기르게 하고 돼지도 기르게 하며 등대에서 병아리를 얻어다 기르게 하여 양계도 하게 하였다. 생활이 나아지고 누구나 부락에 들어서면 가축만 봐도 마음 든든함을 느끼게 되었다.

 

선미도에는 자연 과일이 있는데 다래, 머루, 으름 등이니 아름 넝쿨이 나무에 뻗어 올라가 으름이 주렁주렁 달리고 있고, 산비탈 바위 위에는 즐비하게 으름이 주렁주렁 달려 익어가는데 이것을 보면 껍질이 익을수록 벌어져 간다. 그 속에 으름 알은 길이가 0.8cm 나 되는데 맛이 달고도 향긋해 매우 훌륭한 과일로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맛이 일품이며 12개만 먹으면 배가 부르다.

 

나는 등대 근무 외 시간이 있으면 지네를 잡아 닭을 주었더니 그 소문이 바람을 타고 번져서 어느새 약용으로 써야겠다고 달라고 하여 인정상 한 마리씩 주다 보니 약 1백 수의 닭이 다 나가고 말았다. 닭값은 그들이 생각해서 내놓고 가는 것이다. 나는 종자로 2마리를 남겨 놓았다.

 

닭을 사러 오는 것을 분석하여 보면 닭이 꼭 지네를 먹어서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등대가 생기기 전부터 부락에 한 세대가 살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윤철모씨라고 19611월에 식량 구입차 덕적도 북리를 나가다가 전마선이 풍랑에 전복되어 78세에 선미도 앞바다에서 세상을 떠나신 분인데 그분의 말에 의하면 이곳 사람들은 지네를 많이 먹어 신체도 크고, 사람뿐만 아니라 이곳 산에서 나는 산채도 대단히 크고 고사리의 키도 크다.

 

옛말에 의하면 산이 크면 고을도 깊고 부스럼이 커야 고름이 많이 나온다고 하듯이, 이곳 주민들은 이곳의 고사리, 구버치 나물 기타 산초를 많이 먹는다. 그뿐 아니라 지네를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 먹기도 하고 생으로 구어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먹기도 하다는데, 윤철모씨 그분은 늙으서도 어디 아파서 약을 지어러 가는걸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선미도 지네가 정말로 좋다고 소문이 퍼졌는데 사실은 윤 노인이 건강 상태가 좋아서인지 지네를 많이 잡수셔서 인지는 의아스러운 일이다.

 

선미도 등대 운영중 보급선이 도착하여 유류 보급을 받다가 밧줄이 끊어져서 기름 드럼에 밀려, 정신을 잃어 등대 직원 및 선박 직원의 협조로 구조를 받아 보급선 편으로 인천에 상륙하여 교통부 지정 해양병원에서 진찰 및 X-Ray를 찍었는데 갈비뼈 세대에 금이 갔다는 진단이 나왔다.

 

등대 생활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것이라 생각하지 못하였다. 마침, 보급선이 있기에 망정이지 큰일 날뻔하였다. 낙도 등대에서는 자신의 안전도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