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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12.22 10:38
20) 서해안에 숨은 섬, 물 맑은 민어도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민어도는 태안군 원북면에 있는 섬이다. 태안반도 북쪽 해안선이 시작되는 지점의 첫 섬이다. 민어도는 방파제, 간척지를 통해 육지와 연결돼 있어서 승용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물고기 이름을 가진 섬 이름이 흔치 않은 데, 민어도는 민어가 많이 잡히고 민어 거래 집산지여서 그렇게 불렀다는 설과 어민들이 많이 살아서 어민도라고 부르다가 나중에 민어도로 바꿔 불렀다는 설이 전한다.
민어도는 차박하는 사람들끼리만 통했던 섬이었으니 그동안 ‘숨어있는 섬’이었다는 표현이 알맞을 듯 하다. 민어도는 지리적으로 수도권을 비롯 당진, 서산 방향에서 접근하기가 아주 좋고, 한적하면서도 물이 아주 맑은 섬이다.
민어도는 동쪽 바다 쪽에서 바라보면, 동그만 솔섬이 양쪽으로 방조제를 나란히 펼치고 있는 모양이고 서쪽 바다에서 바라보면 양식장 등 여느 어촌처험 평화로운 풍경이다. 남쪽은 암석해안이고, 북쪽은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선착장과 무인도가 있다.
민어도로 가는 길에 만나는 이원방조제가 아주 특별한 의미가 깃든 곳이다. 1999년 축조된 이원방조제는 총 길이가 2.98km인데 이 가운데 2.7km 구간에 걸쳐 ‘희망의 벽화’로 명명한 특별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2007년 태안원유유출사고로 실의에 빠진 태안군민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생한 130만명의 자원봉사자들 노고를 기리고자 만들어진 벽화이다.
벽화는 ‘희망’, ‘바다’ 등 특별한 주제를 공모하여 선정된 47점의 작품과 자원봉사자 이름과 손도장이 새겨진 7만점을 방조제 벽에 울긋불긋 다양한 그림으로 새겨 병풍처럼 펼쳐놓았다. 그날의 아픔과 바다를 되살리려는 사람들의 여정을 생생하게 떠올려주고 있다. 이 방조제는 서해랑길 71코스이기도 하다.
민어도 섬 안은 어떤 모습일까? 환경부 조사자료에 따르면 민어도에는 멸종위기동물인 천연기념물 제324호 수리부엉이가 서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특산종인 소사나무 군락을 비롯 이른바 특산종 1등급인 갯장구채, 갯기름나물, 해국, 천문동, 보리밥나무, 장구밥나무 등이 넓게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섬 내부는 소사나무와 곰솔이 군락을 이뤄 푸른 숲, 푸른 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민어도 바다 쪽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작은 무인도가 민어도와 연결돼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민어도 동쪽 해상 150m 거리에 작은 무인도는 똥섬으로 불린다. 요즘 사람들 같았으면 초승달섬 반달섬 달팽이섬 등으로 불렸을 텐데...단순하게 살던 시대이다보니... 아무튼 썰물 때는 민어도 몽돌해변과 연결된다.
민어도 쪽 연결된 지점의 암석해안은 파도에 씻겨 시루떡처럼 층층이 갈라져 쌓인 모습이다.
변산반도에서 이런 비슷한 해안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부 작은 해식동굴도 보인다. 바위와 돌마다 따개비와 굴이 엄청 많이 나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갈고둥, 총알고둥 등 다양한 해양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해양생물을 많이 관찰할 수 있는 바다이니 그만큼 해루질하기도 쉽지 않을까?. 해루질하기 정말 안성맞춤인 곳이다. ㅍ바닷가에 하얀 굴껍데기로 언덕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굴이 많은 바다이다. 바닷가 돌마다 자연산 굴들이 덕적덕지 붙어 있을 정도이다.
선착장 오른쪽은 갯벌과 납작한 자갈이 깔린 지역이고 선착장 왼쪽은 무인도와 연결된 해변으로 동글동굴 몽돌과 모래가 뒤섞인 곳이다. 하얀 조개껍질 언덕과 다양한 해산물을 많이 잡을 수 있는 곳은 선착장 왼쪽이다.
마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이 바다에서 낙지, 농게, 꽃게, 소라, 골뱅이 등을 잡았다. 여행객들도 제법 큰 게와 소라, 골뱅이를 쉽게 잡을 수 있다. 해루질 할 때는 쉽게 벗거지고 미끄러지는 샌들이나 슬리퍼보다는 바위나 굴껍데기 등에 발이 베이거나 미끄러지지 않는 장화 등
안전한 신발을 착용하길 바란다.
민어도는 바닷물이 정말 맑다. 그래서 SNS에 보면 한국의 몰디브라고 표현하는 사람ㄷ그링 있다. 물이 빠지는 간조 때 바위와 모래바닥, 물웅덩이에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바닷가와 섬과 섬 사이에 아주 맑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작은 물고기, 게, 고둥의 모습을 관찰 할 수 있다.
특히 육지의 난초, 맥문동 줄기처럼 생긴 ‘잘피’라는 해양식물을 볼 수 있는데, 이 잘피는 바닷물을 정화하고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는 해초이다. 밑뿌리 쪽을 꺾어서 씹으면 아주 연하고 단맛이 난다. 농촌이나 산촌 사람들이 삐비꽃, 찔레를 꺾어 먹듯이 섬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심심풀이로 이 해초를 먹었다.
이 잘피는 해저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해저 모래에 영양분을 만들며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최근 정부에서는 바다 갯녹음 현상을 방지하고 물고기 산란장 조성을 위해 이 잘피숲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새롭고 이색적인 해양식물과 바다체험의 정보가 많은 섬이 민어도이다. 그런데 뭐니해도 바다에서는 안전사고 예방이 중요하다. 민어도 선착장에서는 간조 때 2시간 전부터 방송을 통해 여행객들에게 물 때에 맞춰 안전한 체험 후 바닷가로 나올 것을 안내한다. 방송을 들은 후 이를 잘 지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똥섬으로 건너가 낚시하다가가 물 때를 놓치는 바람에 긴급구조대가 출동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물 때를 잘 숙지해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히 신경썼으면 좋겠다.
민어도를 찾는 사람들은 세 분류로 나뉜다. 낚시가 목적인 사람, 바다뷰를 조망하는 캠핑족,
그리고 한나절, 당일치기로 바닷가 산책이나 해루질하려는 사람들이다. 만약 민박이나 캠핑카를 이용해 해루질, 낚시채비를 준비한 경우는 썰물 때 바다 지형을 잘 살펴둔다면 낚시 채비를 어디에 던져야 채비가 걸리지 않고 수월하게 낚시 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해루질과 낚시를 동시에 체험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꿀팁이다. 낚시 주 어종은 장어 우럭 광어 갑오징어이다.
선상낚시를 즐기는 분들은 무인도 앞바다에서 보트 타고 즐길 수 있고, 방조제를 따라 민어도 주변을 유람하기도 한다. 민어도와 무인도 사이 바다로 화물선 등 다양한 선박들의 항해하는 모습도 조망할 수 있고 민어도 해변은 일몰 포인트이기도 하다.
선착장에 이순신 동상이 있어서 눈길을 끌기도 하는데, 폐교가 된 학교에 세워졌던 동상을 바다 쪽에 옮겨 세워 놓은 것인데 지금은 민어도 명물이 됐다.
인근 가볼만한 곳, 추천할 명소로는 민어도에서 10분 거리에 학암포가 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태안반도 100㎞ 구간의 해변길 출발점이다. 해변에 물이 빠졌을때 드러나는 바위의 형상이
마치 학의 모습처럼 보인다 해서 학암포라고 부른다.
백사장 면적이 8만평, 길이 1.6km, 폭 150m에 이른다. 조개잡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도 하다. 해안선 끝단에 학암포등대가 있다. 학암포 빨강 방파제등대는 8.8m 높이에서 13km 바다까지 불빛을 비춰 주는데 이 등대는 걷기 여행 코스이자 낚시 포인트이기도 하다.
등대 아래서 우럭, 도다리, 광어, 감성돔, 삼치, 고등어 등을 잡는다. 학암포는 태안해안국립공원 시작 지점으로 백리포, 천리포, 만리포 해변 등 여러 해변으로 연이어 펼쳐진다.
그 다음 가볼만한 곳이라면 민어도에서 15분 거리에 생태문화탐방로로 해안절경이 빼어난 천삼백리길인 솔향기길이 있다. 아름다운 해안가와 바다를 계속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솔숲 걷기여행 코스이다.
태안의 대표적 상징인 바다와 소나무를 테마로 자연환경, 생태, 문화자원을 체험하고 감상할 수 있는 코스이다. 총 거리가 9.9㎞이고 약 3시간 코스인데 걷는 구간마다 주변에 맛집과 펜션들이 있어서 쉬엄쉬엄 즐기면서 언제든지 중간에 쉬거나 마음이 맞는 해변에서 하루 정도 머물 수도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