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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51.안개꽃 당신

작성일 : 2025.12.22 01:48

51. 안개꽃 당신

 

저승에 간 여인이 어느 날

염라대왕의 부름에 갔다.

-니 남편이 이곳으로 오는 날이니 가서 반기라-

 

커다란 저승문 입구에는 그날 죽은 많은 남편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었다.

손에 손에는 꽃이 들려져 있었다.

생전에 바람피운 숫자만큼 꽃송이를 들고 온다고 했다.

 

혹은 한 송이 혹은 두 송이 혹은 여러 송이

남편들은 제각각의 능력대로 송이송이 꽃을 들고

저승문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순진한 우리 남편은 꽃 한 송이도 들지 못할 텐데...

그 적막하고 외로운 저승길에 꽃이라도 한 송이 들어야지

그 꽃마저 없는 빈 손길이 얼마나 쓸쓸했을까...

여인은 남편이 너무 불쌍했다.

드디어 저 만큼 남편이 사람들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뿔싸, 남편은

가슴 가득히

안개꽃 한 아름을 들고 오고 있었다.

<박명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