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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10.12 01:03
소가 넘어갔다
/박명호
K여고에 변태 선생이 있었다. 평소 야한 이야기를 잘해서 ‘변태’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투 바람에도 끄떡없었다. 그런데 그의 물건이 뱀처럼 둘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여학생들도 점차 ‘그래서 변태?’ 하면서 사실로 믿어지는 분위기였다.
한번 바람이 탄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그의 부인이 둘이라는 둥, 둘이 무엇이냐 다섯, 심지어 한 타스이며 자식은 두 타스라는 소문까지 소문은 소문끼리 충돌하며 이것이 맞다 저것이 맞다 말다툼으로 끝이 없었다. 소문이 확산되자 변태 선생은 모일모시 학교 강당에서 자신의 물건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곧 제2의 나훈아 사건을 보게 될 가능이 높아졌다.
경부고속도로 양산 언양 구간에 갑자기 나타난 소가 역주행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차들이 급정거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이내 소를 발견하지 못한 9인승 승합차와 정면충돌했다. 승합차와 소, 중에 누가 넘어갔겠습니까?
여러분이 답할 차례입니다.
승합차가 넘어 갔다는 분들을 위해 소는 계속 달립니다. 이번에는 대형 컨테이너 트럭과 정면 출동하고 맙니다. 대형 트럭과 소, 중에 누가 넘어갔겠습니까?
아직도 소가 넘어가지 않는 분들을 위해 소는 계속 달립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들판을 달립니다. 들판을 지나 철길로 달립니다. 기차가 다가옵니다. 흥분한 소는 기차를 들이 박았습니다.
누가 넘어갔겠습니까?
드디어 당신은
속아 넘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