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82-살천스럽다

작성일 : 2025.10.07 03:24

 

<금주의 순우리말>182-살천스럽다

/최상윤

 

 

1.걀찍하다 : 꽤 길다. -걀쭉하다. 걀짝하다.

2.걀쯤하다 : 꽤 갸름하다.

3.거년스럽다 : 몹시 궁상스러워 보이다.

4.낫낫하다 : 보드랍고 연하다. 또는 상냥하고 친절하다. ‘나긋나긋하다의 준말. 기름한 물건이 곧고 빳빳하다.

5.더펄이 : 성미가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대는 사람. 성미가 스스럼이 업고 붙임성이 있어 꽁하지 않은 사람.

6.: 더기의 준말. 아침에 낮게 끼는 짙은 안개를 뜻하는 평북 지역말.

7.말짱구슬 : 중국에서 만든 갖가지 빛깔의 유리구슬.

8.발매 : 산판의 나무를 한목에 베어 내는 일. -발매()넣다=‘발매일을 착수하다.

9.살천스럽다 : 쌀쌀맞고 매섭다.

10.앙버티다 : 끝까지 고집하여 버티다. 끝내 대항하다.

11.장목비 : 꿩의 꼬리털을 묶어서 만든 비의 일종. 장목수수의 이삭으로 맨 비.

12.치룽구니 : 어리석어 쓸모가 없는 사람. 또는, 처질 거리로 여기는 물건.

13.티격나다 : 서로 뜻이 맞지 아니하여 사이가 벌어지다.

14.피딱지 : 닥나무 껍질의 찌끼로 뜬 품질이 낮은 종이. ‘()+딱지의 짜임새.

15.허덕지덕하다 :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힘에 부쳐 자꾸 쩔쩔매거나 괴로워하며 애쓰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첫째 바보는 자기 자랑하는 놈이요, 둘째 바보는 자기 마누라 자랑하는 놈이요, 셋째 바보는 자기 자식 자랑하는 놈이라 했다. 그럼에도 <둔석>은 오늘따라 셋째 바보가 되려고 안달이 난다.

 

50여 년 전에는 산아제한 정책으로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또는 <둘도 많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그럼에도 <둔석>은 딸, , 딸 끝에 드디어 아들을 보았다.

어머님의 <()가 끊긴다>는 근심걱정을 풀어드린 대신 <둔석>은 국가시책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로부터 <야만인>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네 자식 놈들은 외모가 하나같이 또래들보다 키가 걀찍하고얼굴도 걀쯤하여적어도 거년스럽지는않았다. 학창 시절에는 성격이 낫낫하여친구들도 많았다.

 

그러나 불의(不義)에는 살천스럽고’ ‘앙버티어대학시절엔 특히 차녀는 하얀 무명한복을 입고 꽹과리를 치며 데모 대열에 앞장섰다가 체포 구금되기도 했다. 훈방 때는 <학부형이 경찰서에 직접 와서 문제 학생을 인수해 가라>는 통보를 받고 더펄이가 아닌, 주관이 뚜렷한 둘째 놈을 인수해 경찰서를 나오면서 <둔석>은 내면으로 둘째 놈만이 아니라 불의에 강한 네 자식 모두가 자랑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대학 졸업 후 각자 자기 전공을 찾아 장녀는 서울에서 교원, 차녀는 부산에서 병원장, 삼녀는 미국에서 세계적인 티 모발( T-Mobile) 엔지니어, 넷째 장남은 거제도에서 종합병원 내과 진료부장으로서 넷 놈 모두가 허덕지덕하지만’ ‘치룽구니한 명 없는 자식 놈들이 자랑스럽다.

 

특히 4 남매간에는 집안의 대소사에 그들끼리 티격나는적이 없다. 54년의 중년 경험을 터득한 장녀의 원만한 리더십이 돋보인다. 팔질(八耋) 중반의 <둔석> 말년을 위한 근간의 34일 일본 가족여행(3명의 딸, 3명의 사위, 아들, 그리고 나)<둔석>은 저승에서도 잊지 못할 것이다.

 

네 남매들의 티격나지않은 자식 놈들의 우애가 자랑스럽다. 오늘은 바보가 되고 싶다.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