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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09.15 08:13
17) 웅도
가로림만 해무 속 그 섬, 어촌체험휴양마을 웅도
충남 서산시 대산에 있는 웅도. 해안선 길이가 5㎞에 이르는 작은 섬이다.
웅도(熊島)는 섬 모양이 ‘곰’을 닮아서 한자로 ‘곰 웅(熊)’자를 써서 웅도라고 부른다.
그냥 곰섬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지도를 놓고 보면 가로림만 한 가운데 정말 물곰이 휘어가는 그런 모습 같다.
주민은 9월 3일 기준으로 61가구 128명이 살고 있다. 10년 전 55가구에 주민 180여명이 살았던 것에 비교하면 가구 수는 늘었고 인구는 줄어든 셈이다. 그 이유는 주민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섬을 떠난 대신 각종 바다체험이 가능하고 섬 여행지로 접근성과 해양체험 공간이 각광 받으면서 펜션 등 편의시설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세계 5대 갯벌인 가로림만 중심에 자리 잡은 섬으로써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육지와 연결되고 다시 섬이 되곤 한다. 그래서 더 신비한 자연환경과 빼어난 해변경관을 자랑하는 섬이다.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300미터 길이의 잠수교가 있어서 밀물 때 잠기고 썰물 때 길이 열린다.
어느 늦가을에 웅도로 가는 길목의 산에서 솔방울들을 주워와 모닥불을 피웠다. 시장 갔다 돌아오는 아낙들과 쪼그려 앉아 정겹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면서 잠수교 길이 열리길 기다리곤 했었다. 이젠 이런 추억도 올해까지이다. 연말까지 잠수교를 철거하고 바다 위로 대교를 연결한다.
웅도는 행안부, 관광공사 등에서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으로 선정된 섬이다. 대산읍소재지에는 7개 섬이 있는데 유일하게 유인도이다. 섬 안에는 해안길을 따라 해안데크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중간 중간 해안산책로에 쉼터가 마련돼 있어서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바로 앞 바다에 펼쳐진 섬과 먼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 전망 포인트이다. 나무 의자가 마련돼 있어서 여기에 앉으면 누구나 낭만주의 여행자가 되고 시인이 되고 방랑자 철학자가 될 수 있다.
웅도 해안은 지질학적으로 선캄브리아시대 규암층 지대이기도 하다. 선캄브리아시대는 지구 탄생 직후 가장 처음 등장하는 시기를 말한다. 지금으로부터 45억 5000만 년 전부터 40억 800만년 사이에 해당한 시기이다. 이 시기가 전체 지질시대의 88.2%에 해당한다.
웅도 바닷가 규암층은 12억년 전 지질시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웅도 선착장에서 북서쪽으로 3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관찰할 수 있다.
마을 곳곳에 다양한 자연 생태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수령이 400년에 달하는 마을 보호수 반송이 유명한 나무이다. 반송이란, 키가 작고 가지가 옆으로 뻗어 퍼지며 자라는 소나무를 말한다.
작지만 사계절 푸르고, 부드럽고 선명한 잎사귀가 돋보인 고품격 소나무이다. 긴 세월 성장하면서도 키를 키우지 않고 푸르름은 유지한 나무의 자태, 그런 노송의 모습만으로도 신비한 풍경이다.
웅도 큰골 마을 서쪽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반송 그늘 아래 벤치도 마련돼 있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반송처럼 앉아서 심호흡 한번 하면서 피로도 풀고 세상 근심걱정을 다 내려놓고
자연의 소리를 귀기울여 보자. 피부에 스치는 바람결도 느끼고 피톤치드를 온몸에 보듬아도 보면서 오감으로 힐링하는 그런 웅도여행이길.
웅도는 바다에서 다양한 바위 모습을 관찰 할 수 있어서 지질학 교과서로 통한다. 이를 테면 ‘둥둥바위’라는 이름의 바위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구름 속에서 두둥실 떠있는 것 같다 해서 붙여진 바위이다.
바위 아래서 하늘 쪽으로 바라보면 영락없는 사람 얼굴의 형상을 하고 있다. 세상만사 다 잊고 바다에 드러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김삿갓 같은 그런 모습이다.
가로림만 안은 물안개가 자주 떠오르는 곳이다. 그래서 사진 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수묵화 같은 풍경을 좋아하는 분들은 웅도로 가서 사진 촬영이나 그림 그리기를 하면 좋을 듯 하다.
웅도는 조선시대 문신 김자겸이 귀양살이하면서 사람이 살기 시작한 섬이다. 반송 소나무 기품만큼이나 여러 문화재도 남아 있다. 웅도 특산물은 낙지, 바지락, 굴, 김이다. 요즘 잡히는 낙지는 연한 맛이 특징이고 바지락은 쌀뜨물처럼 희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해장국 낙지 맛은 먹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안다.
웅도는 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섬이다. 마을투어 체험을 통해 문화재 체험은 물론 해산물 채취 체험의 섬으로 각광받고 있다.
웅도에는 민박, 펜션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다. 섬 규모가 작은 곳임으로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야영 캠핑도 가능하다.
웅도는 낚시 포인트가 많은 섬이다. 초보자도 망둥어 낚시 정도는 쉽게 할 수 있고 선착장과 선상낚시를 통해 우럭, 광어, 감성돔, 장어 등을 잡을 수 있다.
웅도는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소달구지를 끌고 바다로 나갔다. 아낙들이 바다에서 조개를 잡아 삼태기에 담아 들고 뭍으로 나오면 어른들은 지게에 옮겨지거나 소달구지에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시절 모습을 재현하듯 웅도투어 체험프로그램은 바다로 가는 이동 수단을 경운기와 트랙터를 개조해 만든 어촌체험 깡통기차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구석구석 전체 섬을 둘러보면서 다양한 어촌체험을 할 수 있다.
갯벌체험 하면 아이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낙지 발은 몇 개예요? 라고 묻는 것이다. 낙지와 문어는 8개, 오징어는 10개이다.
낙지는 머리에 입처럼 보이는 깔때기로 물을 빨아들여 호흡하고 낙지발에 한 두줄의 빨판이 있어서 이를 내밀어 먹이를 잡거나 바위 등에 바짝 붙어서 산다.
속담에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낙지를 ‘뻘 속의 산삼’이라고 부르고, ‘낙지 한 마리가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말도 있다. 가을 보양식 낙지 먹고 힘내시길.
<박상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