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78-더버기

작성일 : 2025.09.01 02:20

 

<금주의 순우리말>178-더버기

/최상윤

 

 

1.갬상추 : (상추쌈을 할 만큼)잎이 다 자라서 커진 상추.

2.갭직갭직하다 : 여럿이 다 생각보다 조금 가벼운 듯하다.

3.갭직하다 : 조금 가볍다.

4.납신 : 몸을 가볍고 빠르게 수그리는 모양.

5.더버기 : 무더기로 쌓임. 덕지덕지 붙은 모양.

6.더벙이* : 머리털이 더부룩한 아이.

7.말주비 : 툭하면 경우를 따져 까다롭게 구는 사람. -시빗주비.

8.발막 : 양반들이 마른날에 신던 가죽신. 밤을 새워 고기를 잡을 때 바닷가에 임시로 지어 놓은 조그만 초막. ‘+ ()’의 짜임새.

9.살쩍 : 귀와 눈초리 사이에 머리털이 길게 아래쪽으로 내려온 곳. 흰 머리타락이 제일 먼저 생기는데, ‘귀밑털, 귀밑머리와는 다르다.

10.앙당그리다 : 춥거나 겁이 나서 근육을 움츠리다. <응등그리다.

11.장도막 : 장날과 장날 사이의 동안.

12.치대다 : 죽치다. 머무르다. 빨래나 반죽 따위를 무엇에 대고 자꾸 문지르다.

13.틀스럽다 : 보기에 틀거지(튼실하고 위엄이 있는 겉모양)가 있다.

14.피골집* : 순대. ‘핏골집의 북한말.

15.허공잡이 : 공중에서 거꾸로 나가떨어지는 것. 또는, 두 손을 땅에 짚고 두 다리를 공중으로 쳐들어 반대 방향으로 넘어가는 재주. -공중제비.

 

 

 

꿈을 먹고 산다는 맥()이라는 가상의 동물이 있다.

 

19623. 신설된 <공짜대학>,심지어 점심값도 주는 부산교육대학에 입학하였다. 대학생이 꿈이었던 맥들이 서로 만났다. 이들은 한 때 <아이스케키> 통을 짊어졌거나, 신문배달, 점원, 심지어 머슴 경력 소유자도 있었다. 그들은 가난과 보리고개의 배고픔을 공유하고 있었다.

 

졸업 후 <선생질>의 멸시(존칭 접미사 ~, ~, ~질 중에서 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선생이 지게’, 노름보다 못한 가장 하대 접미사인 강도’, 계집처럼 선생로 전락되었음) 속에 인내로 버티어 틀스러운교장님(일부 학우는 선생질을 견디다 못해 진로를 바꾸어 시장(市長), 사장님, 의사님, 교수님 등등)으로 돌아와 이우회(二友會 : 입학 당시 우리들 40 명은 2반이었음) 반창(班窓) 모임을 지리적, 가정적 여건이 허락된 20명 안팎이 매년 지리산 계곡 펜션에서 만났다.

 

만날 때마다 우리들은 30여 년 전 학창시절로 돌아갔다. 십 원짜리 말투로 재회의 더버기우정을 나누고 곧 이어 8월의 늦더위로 땀범벅이 된 몸을 식히기 위해 펜션 아래 계곡 물 웅덩이로 완전 나체가 되어 갭직갭직한몸가짐으로 모두 뛰어들었다. ‘말주비한두 명을 제외하고.

찬 계곡물에 앙당그리다못해 웅덩이에서 급히 뛰쳐나온 갭직한모습을 찰칵 찍은 한 친구가 농 반, 진 반으로 <술 한 잔 안사면 나체 사진 여 동문들에게 확 돌린데이>라는 말에 한 바탕 웃음꽃이 핀다.

 

저녁때가 되면 솜씨 좋은 취사반장의 진두지휘 이래 장도막장터에서 구매한 재료로 만든 찌개 맛도 일품이지만 반주로 나온 돼지수육과 피골집을 막장에 올린 갬상추쌈 맛은 천하일품이었다.

설거지반장의 솔선수범에 설거지 반원들이 납신하며 그릇이 닳도록 씻고 나면 둘러 앉은 자리에 커피 담당이 종이컵에 커피를 내어 놓는다. 이어서 소주와 맥주로 그동안 있었던 일화를 각기 자랑하듯 고백하면서 박장대소로 늦게까지 즐겼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은 간단한 우동으로 대신하고, 맑은 공기에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의 교향곡을 들으며 숲속을 산책하고 돌아오면 하루를 치대었던 펜션을 뒤로 하고 내년을 기약하며 하산했다.

 

이로부터 강산이 두어 번 지나자 살쩍은 물론 두발에 온통 하얀 눈이 내려 산을 오르내릴 힘도 없어졌고, 병석에 눕거나 심지어 명계(冥界)로 떠난 학우들이 있어 몇 년 전 이우회는 해산되고 말았다.

 

슬프도다, <둔석>은 이제 꿈을 잃은 맥()이 되고...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