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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08.18 02:24
<금주의 순우리말>176-더럭더럭
/최상윤
1.개호주 : 범의 새끼. <방>갈가지, 개오지, 개호지.
2.개흘레 : 집의 벽 밖으로 조그맣게 달라낸 간살. 칸을 늘리거나 벽장을 만들 때 낸다.
3.개흙 : 갯가나 늪 바닥에 있는 거무스름하고 미끈미끈한 흙. ‘개흙’에는 명개흙, 수렁, 개펄, 굴개 따위가 있다.
4.납대기 : ‘모되’의 일부 지역말. 모되는 네모가 반듯한, 곡식을 헤아리는 되.
5.더럭더럭 : 자꾸 조르는 모양.
6.더리다 : □떠름한 느낌이 있다. 보기-하는 짓이 더리어 못 보겠다. □싱겁고 어리석다. □마음이 야비하고 다랍다.
7.말조롱 : 남자 아이가 차는 밤톨만 한 크기의 조롱. ‘조롱’은 어린애들이 옷 끝에 액막이로 차는 주머니.
8.발림 : □살살 비위를 맞추어 달래는 일. 관-겉발림, 눈발림, 사탕발림.□판소리에서 소리를 하면서 곁들이는 가벼운 몸짓이나 팔짓 따위. 같-너름새.
9.살전 : 살돈(얼마 되지 않는, 가진 돈의 전부).
10.앙달머리 : 어른이 아닌 사람이 어른인 체하면서 야심을 부리는 짓. ~스럽다.
11.장도감 : 말썽이나 소란을 일으키는 일. ~(을)치다. ▷‘수호지’에 나오는 장도감(張都監)의 집이 풍파를 만나서 큰 피해를 입고 뒤죽박죽이 되었다는 데서 유래.
12.츱츱하다 : 하는 짓이 아니꼬울 만큼 인색하거나 염치가 없다.
13.틀박이* : □생전 고향을 떠나지 않는 사람. □먹어도 몸무게가 늘거나 줄지 않는 몸바탕.
14.프슴프슴* : 푸슬푸슬.
15.허거프다* : 허전하고 어이가 없다. 비-허구프다.
◇대학원 수료와 동시에 만혼한 <둔석>은 결혼 시작부터 전세방을 전전하면서, 심지어 1년 마다 전셋값을 올리는 바람에 이사를 해야만 하는, 집 없는 설움을 톡톡히 맛 보았다.
10여 년 후, 재직 대학교의 사택을 배분 받았다. 드디어 떠돌이 전세방 시대를 청산하고 한 곳에 안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택은 일제 때 지은 기왓집이어서 낡은 데다가 가운데 방 하나에 작은 방 2개로써 8명의 가족(시모, 장모, 우리 부부, 자식 4명)이 버티기에는 너무나 협소했다.
그래서 틈만 나면 <네나(둔석의 내자 별칭)>는 가운데 방을 ‘개흘레’로 뒤쪽을 조금 넓히자며 ‘발림’을 하면서 ‘더럭더럭’거리었다.
<둔석>은 이런 일은 처음이어서 ‘더리다’가 드디어 용기를 내어 목수처럼 ‘앙달머리’로 가운데 방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이 경험을 살려 작은 방에 다락도 만들었다.
갈자이음(渴者易飮 : 목이 마른 자는 나쁜 물이라도 만족한다.)이라 했듯이 낡고 좁은 사택이었지만 떠돌이 전세살이를 면하고 10여 년 동안 가족끼리 모처럼 안온한 생활응 했다.
그런데 이 사택이 너무나 오래된 고가(古家)여서 헐리게 되었다.
다행이 그동안 푼푼이 저축해 둔 ‘살전’에 은행 융자금으로 지금의 다대포 아파트에 입수할 수 있었다. 입주 첫 날 우리부부는 감회어린 시선으로 다대포의 앞바다를 내려다보면서 이곳의 ‘틀박이’가 되기를 다짐했다.
회고컨대 <네나>는 의도적으로 <둔석>이 출근하고 없는 동안 어린 네 명의 자식놈들을 업고, 손잡고 그리고 지병으로 쇠약한 장모까지 모시고 홀로 이삿짐을 챙기며 생고생을 했다. 이런 <네나>가 셋방살이 설움과 <둔석>을 홀로 두고 두 해 전에 저승으로 훌쩍 떠나고 말았다.
‘허거프도다’, 다대포의 저녁노을이여.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