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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08.11 12:58
<금주의 순우리말>175-개키다
최상윤/
1.개코쥐코 : 쓸데없는 이야기로 이러쿵저러쿵하는 모양.
2.개키다 : (이부자리나 옷 따위를)잘 포개어 접다.
3.개토흙* : 액(부정)을 타지 않도록 뿌리는 황토흙.
4.남철릭 : 무관 공복의 한 가지. 직령으로 허리에 주름이 잡히고 큰 소매가 달렸음. ‘남(藍) + 철릭’의 짜임새. ‘철릭’은 몽골어 ‘텰링(terling)’에서 차용된 말로 고려 때 ‘무관의 옷’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
5.더뎅이 : 때나 부스럼 딱지가 덧붙어 굳어진 것. 준-더데. ~지다.
6.더도리 : 절에서 몫몫에 음식을 도르고 남은 것을 다시 더 도르는 일. 또는 그 음식.
7.말전주 : 남의 말을 좋지 않게 전하여 이간질하는 짓. 관-말전주꾼. ~하다.
8.발리다 : □비위를 살살 맞추어 달래다. □빼앗김을 당하다.
9.살잡이꽃* : 주로 굿당을 꾸미는 데에 쓰는 종이꽃의 하나. 기울어진 집 따위를 바로잡아 세우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음.
10.앙기 : 원한이 맺혀서 앙갚음하려고 하는 마음.
11.장대다 : 마음속으로 기대하며 잔뜩 벼르다.
12.측살스럽다* : 이치에 어긋나 남 보기에 부끄럽다.
13.틀거지 : 튼실하고 위엄이 있는 겉모양.
14.풍청거리다* : 흥청거리다.
15.행티 : 행투.
◇ 70여 년 전, <둔석>의 소년시절엔 하루 두 끼만 먹어도 다행이었다. 이런 판국에 넘어져 무릅에 ‘더뎅이’가 그칠 날이 없어도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게다가 먹을거리 앞에서는 염치나 체면 같은 것은 뒷전이 되고, 빵 한 조각 앞에서는 ‘발릴’ 수밖에 없었다.
어느듯 자아(自我)를 의식한 청년이 되었다. <가진 자>에 대한 ‘앙기’가 내면에 쌓이자 <둔석>은 저항문학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내 인생의 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5‧18 광주사태>에 직면한 <둔석>은 지명수배와 도피와 자수와 석방 과정에서 <둔석>의 저항문학을 타의에 의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소설가에서 ‘개코쥐코’하는 평론가로 전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평범한 일상이 오늘에까지 이어졌다.
팔질(八耋)을 넘긴 친구들이 홀아비로 살아가는 <둔석>을 위로한답시고 세 개의 빈 방과 거실을 차지하고 1박이나 2박을 하면서 우정을 재현하고 있다.
고마운 것은 각자 사용했던 이불은 얌전히 ‘개키어’ 이불장에 넣어준다. 그리고 <둔석표 우동>으로 조식을 끝낸 후 다대포 해변공원으로 산책, 또는 주변의 임란 역사 현장을 답사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들의 ‘행티’는 과거 각자 직장의 상사로서 ‘말전주’도 없을뿐더러 ‘틀거지’가 ‘측살스럽지’ 않았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행지(行止,우리들만의 용어, 즉 고‧ 스톱) 때는 과거 직장 상사의 ‘틀거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모두들 고학생 대학시절로 돌아간다. <십원짜리> 말투에다 분위기가 ‘풍청거린다’. 100원짜리 한 닢을 ‘장대는’ 표정에 모두가 박장대소하며 즐긴다.
이제 <둔석>은 <노을빛 펜션(우리 집의 별칭)>에 모여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이들과 함께 지난했던 대학시절의 추억속에 고복격양(鼓腹擊壤 :태평성대를 줄거워 함)이나 할까나.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