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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72-앙그러지다

작성일 : 2025.07.21 01:59

 

<금주의 순우리말>172-앙그러지다

/최상윤

 

 

1.개잠 : 개처럼 머리와 팔다리를 오그리고 자는 잠. 아침에 깨었다가 도로 드는 잠.

2.개장마니 : 여자 산삼꾼의 심마니 말. 심마니들의 은어로 계집’, -심마니.

3.개좆부리(무리) : ‘고뿔의 속된 말.

4.남진계집 : 사내와 계집. 내외를 갖춘 남의 집 하인.

5.더느다 : , 실 등을 두 가닥을 내어 겹으로 드리다.

6.더늠 : 판소리에서, 소리꾼이 사설과 음악 등을 새롭게 짜 넣는 소리 대목. 혹은 특히 잘하는 소리나 독특한 대목.

7.말자루 : (여럿이 말을 주고받는 자리에서)말의 주도권. ~잡다.

8.발록거리다 : 탄력 있는 물건이 벌어졌다 오무라졌다 하다. 하는 일이 없이 공연히 놀고 돌아다니다. -발록구니, 발록산이.

9.살쐐기 : 여름에 나타나는 피부병의 한 가지. 쐐기에 쐰 것같이 가렵고 따끔거림.

10.앙그러지다 : 하는 일이 어울리고 짜임새가 있다. 모양이 보기 좋다. 음식이 먹을 만하다.

11.장다리 : , 배추들의 줄기.

12.충빠지다 : 화살이 떨며 나가다.

13.특특하다 : 피륙 등의 바탕이 태가 없이 흐리다.

14.풍계묻이 : 아이들 장난의 한 가지. 무슨 물건을 어떠한 곳에 감추고 서로 찾아내는 내기. ~하다.

15.행사꾸러미* : 먼 길을 가기 위해 꾸리어 싼 보따리.

 

우리 세대는 815해방, 625동란, 419민주운동, 516군사혁명 등 사회적 격변기를 통하여 배고픔과 가난을 체득하면서 숨 가쁘게 청소년 시대를 보냈다.

 

좁은 방에서 엄마를 중심으로 여동생과 5명이 취침하다 보니 개잠을 자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런데 겨울철에 누구 한명이 감기에 걸리면 모두 개좆부리에 걸렸고, 여름철에는 누구 한명 살쐐기에 걸리면 모두가 옮아 가려워 어찌 할 바를 몰랐다.

 

그리고 <둔석>은 고교 때 교복은 동복(冬服)이든 하복(夏服)이든 입학했던 교복 각 한 벌로 졸업할 때까지 입고 다녔다. 특히 입학 때 조금 헐렁했던 동복이 특특할뿐만 아니라 검은 색깔이 낡아 회색이 되어 몸에 꽉 낀 동복을 입고 졸업하기도 했다.

 

그래서 <둔석>은 만혼(晩婚)을 하면서 다짐했다. 내 자식 놈에게만큼은 배고픔과 가난의 유산을 넘겨주지 않기로.

 

다행이 자식놈들은 세끼 밥만큼은 잘 먹고 자랐고 집 마당에서 고무줄뛰기, ‘더느다놀이, ‘풍계묻이놀이 등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간혹 자식놈들이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밥을 설친 데다 도시락도 챙기지 못하고 등교할 때는 <둔석>이가 도시락을 학교까지 직접 가져다주기도 했다. <둔석><배고픔 유산>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

 

배고픔과 가난을 공유했던 교대 친구들, 팔질(八耋)에 접어들자 모임이 잦아졌다. <저승 가기 전에 얼굴 한 번 더 보기 위해서> 23(얼마 전까지는 12) 여행 의논이었다. 다른 모임에는 여유가 좀 있는 놈이 발록거리며’ ‘말자루를 잡고 좌지우지하지만 우리 모임에는 있을 수 없다.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일체감이 된 지 몇 십 년. 그래서 회의는 아니 의논은 항상 미소와 박수로 앙그러진다’.

 

그런데 박수와 미소도 없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우리들이 여행 갈 때마다 잊지 않고 그의 내자가 손수 만들어 준 맛 좋은 장다리밑반찬을 스스로 가지고 오는 고맙고, 자랑스럽고, 듬직한 친구다. 이 기회에 회원의 뜻을 모아 친구의 내자님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이제 <둔석>은 붓을 놓고 곧 있을 여행의 행사꾸러미를 준비해야 될 것 같다.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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