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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한국의 보수가 원래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

작성일 : 2025.06.30 11:23

한국의 보수가 원래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

/신평

 

 

이재명 출범 이후 보수의 진영은 한 마디로 패닉상태에 빠진 듯하다. 절대적 의회지배에 덧붙여진 집행부의 장악은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모양이다. 울분과 슬픔 여기에 어떻게라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의 인식이 그들의 영혼을 갉아먹고 있다. 당연히 예상되었던 결과임에도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일부는 선거부정론에 매달리고, 어떤 이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기본적으로 친중인 이 정권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의 쪼가리를 부풀린다.

 

그들의 애절한 심정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그리고 선거부정론을 아예 음모론으로 매정하게 매김하고, 그 주장자들을 마치 덜 떨어진 사람 취급하는 추세도 썩 믿음직하지는 않다.

 

여기에서는 압도적인 일극의 권력체제 하에서 과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세력이 어떻게 하면 지금 그들에게 닥친 고난과 시련을 이기고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을 것이냐를 약간 피력하려고 한다.

 

첫째 사회적 약자에게 보다 쉽게 그리고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나 경제적 발전의 모형으로 최상의 체제이다. 그러나 이것이 수요와 공급에 의한 재화의 가격 책정을 근본으로 하는 이상 그 일치점을 맞추지 못하는 수많은 실패자의 존재를 전제로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것은 당연히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다. 그들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의 어려운 처지에 공감해 주는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다른 말로, 실력주의가 공정하다는 유치한 환상을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진보는 잘 믿기지 않는 사실이겠으나, 사회적 위치의 저층에서 고층으로 올라가는 사회적 사다리를 꾸준히 철거해온 세력이다. 그들의 위선 혹은 내로남불은 상상 이상이다. 보수는 이에 차별화를 기하며, 이승만 정부에서의 농지개혁법 시행, 그리고 박정희 정부에서 이루어진 국민개()의료보험의 기초마련과 같은 실질적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고작해서 기득권의식에 찌든 토호집단이 보수의 주류라는, 국민 사이에 팽배한 인식을 깰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어떤 구체적 정책에서 그런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요체는 사회적 사다리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손댈 곳이 바로 보일 것이다. 아무쪼록 역사와 미래를 내다보며 원대한 구상을 지속해서 펼쳐나가기를 바란다.

 

셋째 신상필벌의 원칙이 서야 한다. 지난 6월 대선에서 보았듯이, 보수의 주된 세력인 국민의힘은 사분오열에다가 떨어져 나간 인사들이 가차 없이 방 안으로 폭탄을 밀어 넣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이 현상은 절대 돌발적으로 생긴인 것이 아니다. 계속 이렇게 해왔다. 그 결과는 오합지졸의 봉숭아 학당이었다. 그런 몹쓸 짓을 한 어느 누구도 당의 견제나 징계를 받지 않았다. 잘할 때 상을 주고 조직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한 개인에게는 벌을 내리는 신상필벌의 원칙은 중국의 한비자(韓非子)가 이를 통찰한 이래 조직운영의 기본철칙이다. 국민의힘을 재생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제일 먼저 엄정하고 절도있게 이 원칙을 적용해 나가야 한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가 건강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원만한 국정운영이 되고 국민의 삶이 편안해지리라.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