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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인 시집 속 시 한 편

<부산시인 시집 속의 시 한 편. 2> 라팜팜/ 김세윤

작성일 : 2025.06.17 11:46 수정일 : 2025.06.17 11:50

<부산시인 시집 속의 시 2>

 

라팜팜팜

 

김 세 윤

 

랩을 하고 파 라팜팜팜

네 뱃속에서 나오고 파 라팜팜팜

물고기 친구와 최불암 웃음을 흉내내고 파 하 라팜팜팜

 

그 파도에 파에 닿고 파 라팜팜팜

 

부레 소리 울리고 파 라팜팜팜

숨은 깊고 비늘은 가볍게 파 라팜팜팜

나오자마자 방사능에 녹아도 대양에서 죽고 파 라팜팜팜

 

물고기의 인두겁을 쓰고 파 리핌팜팜

 

산소호흡기를 목에 차고 파 라팜팜팜

목매는 랩 코 꿰는 랩 파 라팜팜팜

돌고 도는 춤추고 파 라팜팜팜

 

할 게 없으니까 파 라팜팜팜

플라스틱 섬밖에 없으니까 파 라팜팜팜

고래의 목소리를 되찾고 파 라팜팜팜

멸종의 어종으로 기억되고 파 라팜팜팜

 

떠내려가는 내 머리의 음파를 보고 파 라팜팜팜

물 위로 떠올라 수공 위 흩어지는 물거품 힙합과 너무 뻔한

동작에서 헤어나 도 레 미 파 라팜팜팜

 

날 토해낸 플라스틱 고래의 환호성을 복창하고 파 라팜팜팜

다시 네 뱃속으로 돌아가고 파 라팜팜팜

-김세윤래퍼의 노래(2024, 시와 사상사)에서

 

 

 

독자 획득 그리고, 랩으로 쓰여 진 시

 

양 왕 용( 시인 ,부산대 명예교수)

 

김세윤 시인이 그의 시집 레퍼의 노래(2024)를 보내왔다. 김 시인은 1974년에 부산대학교 약학대학에 입학하여 대학 시절부터 시를 썼으며 1987조선일보신춘문예에 도계행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그는 지금까지 반여동에서 <반여우리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약사이기도 하다. 그동안 시집 도계행, 황금바다, 코로나 불루스등을 엮었으며 부산일보사 공모 해양문학상(2018), 부산문인협회 공모 해양문학상(2024)을 수상하여 해양시를 주로 썼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약국 고객 가운데 선원 가족들이 많았으며 그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경향인데 그의 해양시는 단순한 해양 체험이 아니라 바다를 엄청난 가능성과 구원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보내온 시집은 제목 속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겠으나 랩 음악을 빌려온 시 달리 말하면 랩을 부르는 가수 즉. 래퍼의 어조를 빌려와 쓴 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요즈음 시의 독자는 예전처럼 많지 않다. 물론 시 뿐만 아니라 다른 문학 장르들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문학의 위상 회복 즉 독자 증대를 위한 몸부림이 필요하다고 하는 생각들이 많다. 그래서 그 방법의 일환으로 시 낭송 혹은 다른 매체와 연결된 시 예를 들면 이미 독립된 장르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디카시등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평소에 낭송이 지금과 같은 방법보다 젊은이들에게 친근한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방법 하나로 랩 가사에 적합한 시를 쓰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김 시인의 이번 시집 속에서 랩에 접근하여 있는 시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라팜팜팜이다. 이 시는 제목부터 아무 의미 없는 랩의 후렴을 가져왔다. 그래서 이 시를 랩으로 불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시 뿐만 아니라 이 시집 속의 몇 작품을 선정하여 래퍼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는 공연을 하면 단순한 낭송보다 훨씬 더 젊은이들에게 친근하고 그들 나름의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실 이 시에 들어 있는 문자적 의미를 가진 행들은 논리적 의미로 설명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김 시인이 해양시에서 추구 하고 있는 문명비판적이면서 해양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세계관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도처에 등장하는 시적 진술로만 인정될 수 있는 표현으로 그냥 종이책으로 읽어도 시적 긴장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감동으로 인하여 저절로 래퍼들의 동작을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시집이 부산문화재단의 지원금으로 제작되었지만 이 시집을 대본으로 하여 랩 공연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하여 보는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