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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06.17 11:45
<금주의 순우리말>167-댕돌같다
/최상윤
1.개비지 돌림* : 이유와 근거 없이 자기 나름의 생각으로 추측. 비-억척.
2.개사망하다 : 남이 뜻밖에 재수가 생겼을 때 욕하는 말.
3.개상 : 볏단이나 보릿단을 메어쳐서 이삭을 떠는 데 쓰던 재래식 농구, 개상질-개상에 볏단 등을 쳐서 이삭을 떠는 일.
4.남실바람 : (나뭇잎이 흔들리는 정도의)가벼운 바람.
5.댕댕하다 : □힘이 세다. □속이 빈틈없이 옹골차다.
6.댕돌같다 : 만든 것이 돌과 같이 여무지고 매우 옹골차다.
7.말수더구 : □늘어놓는 낱말의 수효. ‘말 +수더구’의 짜임새. ‘수더구’는 ‘숱’의 뜻. 같-말수. □어휘(語彙). □늘어놓는 말솜씨. 같-말수, 화술(話術).
8.발등거리 : 흔히 초상집에서 쓰는, 임시로 쓰려고 아무렇게나 만든 작은 초롱.
9.살소매 : 옷소매와 팔 사이의 빈틈.
10.앙가슴 : 두 젖 사이의 가운데.
11.장글장글 : 바람 없는 날에, 햇빛이 살을 지질 듯이 따갑게 내리쬐는 모양.
12.출면 못하다 : 병으로 몹시 쇠약하여져 몸을 가눌 기운이 없다.
13.트레트레 : 빙빙 틀어진 모양. >타래타래.
14.풋뜸* : 경험이 없어서 서투는 사람. 또는 그런 것. 같-풋내기.
15.햇물 : □장마 뒤에 잠시 솟다가 말라 버리는 샘물. □‘햇무리’의 준말.
◇인간의 성격은 선천적인 본성과 후천적인 환경과의 조화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둔석>의 엄마는 시골 출신 처녀답게 얌전하고 ‘말수더구’도 없이 조용히 가정생활에만 충실했다. 간혹 여덟 남매들 간의 의견 충돌 같은 ‘남실바람’ 정도는 원칙주의자이며 엄격했던 아버지께서 잠재웠다. 그래서 집안은 늘 화평하고 온화했다.
그런데 <둔석>이 초등학교 4학년 때 갑자기 부친께서 이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양자로 간 맏형, 시집간 큰누님, 학도병으로 입대한 중형을 제외한 여섯 식구만 댕그라니 남게 되었다.
다섯 자식놈들의 생계를 위해 가사밖에 몰랐던 연약한 엄마는 생활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밀양, 삼량진, 물금 등의 시골 장날을 순방하며 아낙내가 푼돈을 마련하기 위해 갖고 나온 쌀 몇 돼 또는 말소수(한 말 남짓한 곡식의 양)를 수거, 구입하여 부산의 도매상에게 되파는 장사였다.
맨몸으로 걷기도 힘든 ‘장글장글’ 여름날에 쌀 한두 말을 머리에 이고 ‘살소매’도 없이 ‘앙가슴’을 내밀며 기차역까지 시간에 맞추어 힘겹게, 그것도 두어 차례 운반하기가 다반사였다.
그래서 40대 초반 여인의 목과 팔이 ‘댕댕하고’ 다리는 남자처럼 ‘댕돌같았다’. 성격도 남성화되어 갔다. 결국 쌀장사는 ‘풋뜸’으로 실패했지만.
노우지독지애(老牛舐犢之愛 ;늙은 소가 송아지를 핥아주는 사랑, 곧 자식에 대한 사랑이 깊음.)로 여성의 성격이 남성화로 바뀔 수 있다는 증거를 보인 엄마의 사랑, 이 사랑을 <둔석>은 어찌 잊으리오.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