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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66-개밥바라기

작성일 : 2025.06.09 12:48

 

<금주의 순우리말>166-개밥바라기

/최상윤

 

 

1.개밥바라기 : 저녁때 서쪽하늘에서 일찍 뜨는 별. -금성.

2.개밭 : 개흙(갯가의 검은 흙)이 많이 섞인 밭.

3.개부심 : 장마가 져서 큰물이 난 뒤, 얼마 있다가 다시 비가 와서 갯가의 감탕들을 말끔히 가시어 내는 일.

4.남색짜리 : 머리를 쪽지고 남색 치마를 입은 스물 안팎의 새색시.

5.댕갈댕갈 :문이나 벽을 사이에 둔 저쪽에서 재깔이는 맑고 높은 소리. 또는 그 모양. < 댕걸댕걸.

6.댕글댕글 : 책을 막힘없이 줄줄 잘 읽는 소리. < 뎅글뎅글. 보기-책을 댕글댕글 읽어 나간다.

7.말소수 : 한 말 남짓한 곡식의 양.

8.발덧 : 길을 많이 걸어서 발에 생기는 탈.

9.살소 : 고깃감으로 기르는 소. -고깃소, 비육우(肥肉牛).

10.앙가발이 : 짧고 안으로 옥은 다리. 또는 그런 다리를 가진 사람이나 물건.남에게 잘 달라붙는 사람.

11.장구배미 : 장구와 같이 가운데가 잘록하게 생긴 논배미.

12.추접지근하다 : 깨끗하지 않고 좀 더럽고 지저분하다.

13.드레방석 : 짚 같은 것으로 틀어 만든 방석.

14.풋돈냥 : 갑자기 생긴 약간의 돈.

15.햇돝 : 그해에 낳은 돼지.

 

 

, , , 아들 넷 자식놈들에게 <둔석>은 초중학교까지는 학교 수업 이외 예습, 복습, 등을 강요하지 않았다. 또래 친구들과 놀이문화를 통해서 공동체 생활을 익히기 위한 <둔석>의 개똥같은 교육철학 때문이었다.

 

그래서 우리집 마당은 항상 씨끌벅적한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막내놈은 숙제도 하지 않고 등교하여 벌 받기는 예사였고, 종국에는 담임선생님의 호출로 아내는 불려가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고3, 2, 3, 1학년이 되었다.

딸들은 <둔석>이가 기대했던, 본격적으로 공부할 고교생이었다. 누구보다도 <네나(아내의 별칭)>는 자식놈의 대학입시에 관심이 컸다. 관리, 감독자였다.

 

책상 3개가 나란히 놓인 딸들의 좁은 공부방에서 개밥바라기가 제법 높이 솟았음에도 세 여식의 댕갈댕갈<공부할 시간>이라고 <네나>가 주의를 주면 엄마에게 응답하듯 낭독 소리를 제법 크게 댕글댕글들려주기도 했다.

 

때로는 여식의 공부방이 너무나 조용해서 궁금한 <네나>는 집 밖으로 돌아나가 여식들의 공부방 창틀 밑에서 동정을 살피느라 얼쩡거리었다. 이때 갑자기 공부방 창문이 활짝 열리며 <엄마, 우리 공부 잘 하고 있어요! >라는 딸들의 웃음 섞인 말에 아내는 들킨 듯 머쓱하게 집 안으로 들어오는 일화가 종종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나의 어머님, 장모님 포함하여 8명의 가족 건강, 특히 식욕이 왕성한 자식놈들의 건강을 챙기기엔 말소수로는 턱없이 부족하여 아내는 쌀가마니 채로 구입했다. 그리고 석식에는 비싼 한우 대신 좀은 추접지근했지만염가로 수입된 살소’ <LA갈비>를 더러 배부르게 먹이었다.

 

어느 듯 세월이 흘러 자식놈들도 중년이 되었다.

보름 전 쯤 <어버이 날>에는 미국에 거주하는 셋째 놈을 제외하고 부산은 물론 서울, 거제도에서 약속된 시간에 애비를 찾아왔다. 반포지효(反哺之孝) , 학생시절 성적이 올랐을 때 가끔 주었던 풋돈냥에 보답하듯 올해도 <둔석>은 자식놈들로부터 넉넉한 용돈을 받았다.(셋째놈은 송금으로).

 

<어버이 날> 용돈을 홀로 받은 오늘따라 간난신고(艱難辛苦)만 하고 먼저 떠난 <네나>의 빈자리가 왜 이리 허전한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