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작성일 : 2023.03.06 07:30
75. 금주의 순우리말-퍼벌하다
/최상윤
1.텁석나룻 : 짧고 더부룩하게 많이 난 수염.
2.퍼벌하다 : 외양을 꾸미지 아니하다. 관-펄꾼.
3.한음식 : 끼니때가 아닌 때에 차린 음식.
4.각추렴 : 각자에게 같은 액수의 돈이나 물건을 거둠.
5.각치다 : □손톱으로 할퀴다. □말로써 남의 부아를 지르다.
6.난들 :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들.
7.단지럽다 : 말이나 행동이 다랍다. <던지럽다.
8.막마침 : □마지막. □죽음.
9.바투보기눈* : 근시안.
10.사축 : 품삯으로 농군에게 떼어 주는 논이나 밭. 비-사래.
11.도지기 : 한 기생과 세 번째 상관하는 일.
◇나는 고교나 대학교 동기 모임엔 잘 참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부모님 잘 만나 자기 능력보다 일찍 경제적 여유를 부려 어시대거나 ‘단지러운’ 꼴을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대 동기 모임엔 1박泊이든 2박이든 가급적 참석하려고 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가난이라는 동병상련을 겪고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어온 ‘퍼벌한’ 역전의 용사이며 <선생님>은커녕 <선생질>(도둑질, 강도질, 계집질...) 이라는 가장 하위 등급의 직업을 한때 공유했기 때문이다.
꽉 짜인 여행 예산과 일정에 예상외의 ‘한음식’을 먹게 될 때는 ‘각추렴’없이 찬조금이라 하여 홀로 전액을 부담하는 신◯◯이라는 고마운 벗이 있다. 그는 악전고투 역경을 극복하여 현재는 많은 주식의 소유자이며, 회장이며, 또한 인간승리자이기도 하다.
정년을 얼마 앞두고 나는 일본의 모 대학에 연구교수로 부임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일본 우동을 맛있게 끓여내는 비법을 스스로 터득하였기에 우리모임의 일박 후 아침식사는 만장일치로 내 우동 맛을 기대한다. 큰 통에 우동을 가득 담아 앉아 있는 순서대로 배식하는데 신 회장 앞에서였다.
<난 조금 더 주소.> <우동이 많이 남아 있으니 나중에 양껏 드이소.> <확보 차원에서>하면서 더 달라는 손짓을 했다.
팔순八旬에 접어들어서도 더욱이 회장이면서 ‘막마침’까지 어릴 때의 배고픔을 잊지 못하는 그와 나의 식습관의 동질성에서 나는 순간 눈시울이 뜨뜻해지며...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