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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02.27 12:03
74회 금주의 순우리말-단작스럽다
/최상윤
1.각불때다 : 각 살림하다.
2.각심이 : 조선 왕조 때 상궁, 나인들의 방에 각각 한 사람씩 딸려 잡역에 종사하던 여자 몸종.
3.난든집 : 손에 익어서 생긴 재주. ~나다.
4.단작스럽다 : 하는 짓이나 말이 보기에 치사하고 다라운 데가 있다. <던적스럽다.
5.막돌 : 쓸모없이 아무렇게나 생긴 돌.
6.바투 : 두 대상이나 물체의 사이가 썩 가깝게. 같-바특이.
7.사추리 : 샅, 즉 두 다리 사이. 또는 허벅지.
8.안잠자다 :여자가 남의 집에서 자면서 일을 해주고 살다.
9.자웅눈 : 한쪽 눈은 크고 한쪽 눈은 작게 생긴 눈. 또는, 그런 눈을 가진 사람.
10.처녑 : (소, 양 등의)되새김위胃의 제3위胃. 잎 모양의 많은 작은 조각으로 되었다. ‘처녑같다’는 갈래가 많아서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 같-천엽.
11.덥추 ; 옛날에 일패一牌, 이패, 삼패 등의 급으로 나누었던 기생들을 일컫는 말.
◇반세기 전 만해도 지나친 인구증가로 우리나라는 산아제한 정책을 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 구호가 심지어 <둘도 많다>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딸 셋 끝에 아들 한 명을 두게 되어 <야만족>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연속적으로 딸 셋만 얻게 되니 이때부터 내 어머니는 <손이 귀한 집안에 손이 끊긴다>며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7공주를 둔 동료 선배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그리고 남녀 비율의 확률이 이렇게 맞지 않은데 대한 화가 돋기도 했다. 그래서 <셋째로서 절대 마지막이다>라고 선언한 내자를 설득하여 시도한 것이 드디어 아들이었다. 스리 볼 낫싱 끝에 원 스트라이크를 던진 투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까스로 투수 강판을 면했다. 더욱이 첫 손자를 본 어머니는 산부인과 병실에서 춤을 덩실덩실 추기까지 하였다.
‘막돌’처럼 자란 4 명의 자식놈들은 좁은 마당에서 동네 동무들과 함께 ‘난든집난’ 고무줄뛰기와 시차기에 한참이고, 한켠엔 막내놈이 동네 조무래기들과 딱지치기에 여념이 없었다. 시끄럽다고 이웃 사람들의 불만도 많았다. 그러니 숙제를 하지 않아 학교에서 벌 받는 것이 다반사였고, 내자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호출 받아 불려가기도 했다.
그래도 ‘단작스러운’ 녀석 한 놈 없고, ‘자운눈’이라든지 육체적 결함 없이 잘 자라준 것이 고마웠다. 더군다나 결혼 후 거제도. 부산, 서울, 미국에서 ‘각불때고’ 살지만 자식놈들끼리 ‘바투’ 살아가고 있으니 부모로서 더 무엇을 바라리오.
내자의 팔순잔치를 끝내고 오늘 자식놈들끼리 모처럼 일 박 여행을 즐겁게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행복감을 내 평생 어찌 잊으리요. 건강상 동행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인구 감소율이 심각한 요즈음에 만약 내가 젊어서 결혼을 한다면 국가 장려금도 받고, 또한 후손을 이어줘야 한다는 내 어머니의 걱정도 덜어드리면서, 내 어머니처럼 <둔석>이도 10 남매를 볼 수 있을는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