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작성일 : 2023.02.20 11:14
73. 금주의 순우리말-한올지다
/최상윤
1.바탱이 : 오지그릇의 하나. 중두리보다 배가 더 나오고 아가리가 좁다.
2.사작바르다 : 성질이 독살스럽고 야멸차다. 같-사박스럽다.
3.사첫방 : 객지에서 손님이 묵는 방. 한자말 ‘하처방下處房’에서 온 말.
4.안으서 : 종이나 머슴 같은 사람들이 원님 같은 양반의 아내를 높이어 이르는 말. 관-안으서님.
5.자아올리다 : 기계의 힘으로 물을 빨아올리다.
6.처네 : □어린아이를 업을 때 두르는, 끈이 달린 작은 포대기. 또는 덧덮는 얇고 작은 이불. □‘머리처네’의 준말.
7.쾌 : □북어. □엽전을 묶어 세는 단위.
8.털찝 : 돈을 주책없이 함부로 쓰는 방탕한 사람.
9.퍼더버리다 : 아무렇게나 앉아 다리를 편하게 뻗다. 비-퍼지르다.
10.한올지다 : (한 가닥의 실처럼)매우 가깝고 친밀하다.
11.덤받이 : 여자가 전남편에게서 배거나 낳아서 데리고 들어온 자식.
◇젊은시절 나는 ‘한올진’ 벗들과 여름방학을 맞아 낯선 고장으로 여행을 떠나곤 했다.
하나같이 ‘털찝’이 아니어서 값싼 ‘사첫방’을 찾아 짐을 푼 뒤 마당 한켠에 있는 우물 펌프에서 ‘자아올린’ 시원한 물로 등물도 하고 손발을 씻은 뒤 찹찹한 방바닥에 ‘퍼더버린’ 체 여독을 푸는 그 안온함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보잘것없는 ‘처네’ 하나 걸치고 갈개잠(몸을 바르게 가지지 않고 이리저리 뒹굴며 자는 잠)을 잤지만 새몸으로 일어나 객창 너머 바라보는 아침의 윤슬과 낯선 시골 풍광의 어울림, 자연의 대작품을 나는 잊을 수 없다.
그런데 반세기가 지난 지금엔 ‘사첫방’보다 훨씬 시설이 좋은 펜션, 모텔, 호텔 등에서 숙박을 해도 그때보다 여행의 멋을 느끼지 못하니, 참으로 나는 돌대가리 <둔석>인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