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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월의 만주詩行 > 41. 오녀산에 올라

작성일 : 2023.02.14 10:18

오녀산에 올라

/서 지 월

 

 

역사는 인간을 잡아두지 않고

놓아버리는 것을 알았다

 

산과 들 나무와 물 풀포기마저

인간을 붙잡지 않고 지나가버리게 하는 것을

알았다. 산과 물은 그대로인데

인간의 역사는 간데 없는

오녀산 정상에 올라 옛이름 간 곳 없음도

알았다

 

한 시대의 왕국이 한 웅큼의 흙

한 포기의 풀, 하나의 나뭇잎으로

바람 불면 몸 뒤척이는 것을

보았다

내가 왕조의 피붙이 되지 못함

그 슬픔 또한 알게 되었다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이 왜

수천년 보전되지 못하고 흥망을

거듭하는지 나는 쌓여있는 흰눈 위에

발자국 찍으며 곰곰 생각해 보았다

 

저 나무와 돌들은 알까 몰라

아니 발 아래 푸석푸석한 흙들이

알까 몰라

 

<詩作 노트>ㅡㅡㅡ

**한국의 TV 대하드라마주몽이 방영됨으로써, 한국인들이 초등학교 시절 위인전을 통해 알게 되었던 주몽이 현실로 드러났을 정도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켜 흥미를 더해 주었음은 사실이다.

그때 MBC-TV에서 나를 주인공으로 해 다큐멘타리를 촬영하기로 했으나 어떤 사정이었던지 실현되지는 못했었다.

1999년 여름, 남이 거름 지고 장에 갈 때 따라가는 지혜도 필요하듯이 박명호작가가 '만주 가자'해 따라갔던 첫 만주대장정에서 첫 테이프를 끊은 고구려 제1도읍 환인현 오녀산 풍정이 내 피를 뜨겁게 했던 것이다.

그후 영하 20도의 추운 겨울 눈 덮인 만주기행을 감행했을 때는 오녀산 정상에서의 해맞이였다. 이 역시 실행에 옮겨졌었다.

지금도 내 동맥의 피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환인땅 오녀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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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녀산:중국 요녕성 환인현 소재, 주몽(동명성왕)이 대고구려를 세운 첫 도읍지로 홀승골성 서성산을 말함.

주몽이 건국한 고구려 제1도읍 만주땅 환인 오녀산 풍경. (촬영: 환인 봉창욱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