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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62-개력하다

작성일 : 2025.05.05 11:17

 

<금주의 순우리말>162-개력하다

/최상윤

 

 

1.개똥밭 : 땅이 건 밭. 개똥이 많이 있는 더러운 곳.

2.개똥참외 : 사람이 심지 않은 야생 참외. 사람이나 마소의 똥 속에 있던 참외 씨가 자라서 철 늦게 열매를 맺는다.

3.개력하다 : 산천이 변하여 옛 모습이 없어지다.

4.남볼썽 : 남을 대할 면목. -‘볼썽은 겉으로 나타나 보이는 체면이나 태도.

5.대푼 : 돈 한 푼이라는 뜻으로, 아주 적은 돈을 이르는 말.

6.대푼거리질 : 몇 푼어치씩 땔나무나 물건 따위를 사서 쓰는 일. -푼거리질.

7.말뺌 : 서로 이야기하다가 제 말에 약점이 있을 때 그 이야기에서 슬쩍 피하려 빠져나오는 것.

8.발기름 : 짐승의 뱃가죽 안쪽에 붙어 있는 기름덩이.

9.살바람 : 이른 봄에 부는 찬바람. 좁은 틈으로 새어드는 찬바람.

10.암팡지다 : 몸은 작아도 힘차고 다부지다. ~스럽다.

11.장가락 : 가운뎃손가락.

12.추레하다 : 깨끗하지 못하고 생기가 없다.

13.튀는 목 : 판소리 창법에서, 평성(平聲)으로 하다가 위로 튀어나오는 목소리.

14.품돈 : 품삯으로 받은 돈.

15.해포 : 한 해가 넘은 동안. 두어 해.

 

 

<둔석>이 초등학교 4 5학년 때는 또래보다 암팡졌다’.

 

용돈으로 대푼얻을 요량으로 스스로 대푼거리질을 위해 뒷산에 올라 소나무 갈비를 갈퀴로 모아 한 짐씩 지고 내려오곤 했다.

어머님으로부터 받은 품돈으로 <울릉도 호박엿>을 사 먹을 때의 그 달달한 맛과 즐거움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엄마의 묵시적 교육이 지금에사 느껴진다, 자신의 욕구는 스스로 해결하라는.

 

해포해포를 거듭, 산천(山川)이 일곱 번이나 개력하여’ <둔석>이 이제 팔질(八耋)의 중반에 이르렀다.

 

기억력이 상실되고 쇠퇴하여 말뺌하기도 한두 번이 아니었고, 그래서 남볼썽이 없을 때도 더러 있었다.

 

지금은 내면세계만 무너져 내릴 뿐만 아니라 외모도 무너져 음식을 먹으면서 앞자락에 흘려 추레하기가 일상화되었다.

게다가 요즘처럼 봄 환절기에 환풍(換風)을 위해 반쯤 열어놓은 창문의 살바람에도 <둔석>은 추위를 느끼곤 한다.

 

이제야 알 것 같다. 망백(望百)을 바로 눈앞에 둔 어머님께서 식탁 앞에서 왜 음식을 잘 흘렸는지. 그리고 우리(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들)들은 모두 시원한 봄바람임에도 어머님은 그것이 살바람이었음을.

 

어머님, 돌대가리 아들 <둔석>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때 <식탁 의자를 앞으로 바싹 당겨 안즈이소.>라고 핀잔주듯 말한 아들놈을, 그리고 못마땅한 몸짓으로 반쯤 얼린 창문을 닫으려 간 아들놈의 행동을.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