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작성일 : 2023.01.23 06:02
금주의 순우리말-자뿌룩하다
/최상윤
1.자뿌룩하다 : 조금 어긋나다.
2.챗열 : 채찍 같은 것의 끝에 늘어진 끈. 편수鞭穗.
3.콩몽둥이 : 둥글게 비벼서 길쭉하게 자른 콩엿.
4.털벙거지 : 털로 만든 벙거지. 또는 그것을 쓴 사람. 또는 그런 물건. 준-북숭이.
5.패패이 : 여러 패가 다 각각.
6.한사리 : 음력 매달 보름과 그믐날깨에 조수가 가장 높이 들어오는 때. 같-사리. 상-조금.
7.가풀막 : □가파르게 비탈진 곳. □눈앞이 아찔하여 어지러움. ~지다.
8.각다귀 : 사람이나 짐승의 피를 빨아먹는 각다귀과에 딸린 모기. 또는, ‘남의 것을 뜯어먹는 사람(악한)’의 비유. 관-각다귀판.
9.난달 : 여러 갈래로 통하는 길.
10.단배추 : 단을 지어 파는 덜 자란 배추.
11.달거리아품 : 월경통.
◇유년시절 나는 설 전후에 부모님과 함께 천안의 백부님을 찾아뵈었다. 그때마다 큰집 앞 눈 내린 ‘가풀막진’ 신작로를 따라 ‘털벙거지’를 둘러선 나는 사촌 누나가 쥐어 준 ‘챗열’을 꼭 잡은 체 눈설매 타기에 희희낙락하곤 했다. 그리고 언 손을 호호 불며 집으로 돌아와 설음식인 ‘콩몽둥이’를 부숴 먹었던 달달함은 지금에도 입안에 가득하다.‘털벙거지’ 대신 교모와 교복을 입은 어엿한 중 1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그해는 그 동안의 눈설매 타기는 까맣게 잊었듯이 수석을 다툰 여고 졸업반인 사촌 누나는 ‘자뿌룩하게도’ 나를 앞에 두고 교과목에 대해 이것저것 애정어린 눈빛으로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온 가족이 모인 저녁상 자리에서 <상윤이가 장래 문학가가 되겠답니다>라고 나를 치켜세우며 예언했다. 시실 나는 그 당시<문학가>의 뜻도 잘 몰랐는데.
결혼 후 첫 애기를 낳다가 안타깝게도 일찍 타계한 사촌 누님이 오늘 설날 아침 왜 이리도 그리운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