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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69)-자뿌룩하다

작성일 : 2023.01.23 06:02

 

금주의 순우리말-자뿌룩하다

/최상윤

 

1.자뿌룩하다 : 조금 어긋나다.

2.챗열 : 채찍 같은 것의 끝에 늘어진 끈. 편수鞭穗.

3.콩몽둥이 : 둥글게 비벼서 길쭉하게 자른 콩엿.

4.털벙거지 : 털로 만든 벙거지. 또는 그것을 쓴 사람. 또는 그런 물건. -북숭이.

5.패패이 : 여러 패가 다 각각.

6.한사리 : 음력 매달 보름과 그믐날깨에 조수가 가장 높이 들어오는 때. -사리. -조금.

7.가풀막 : 가파르게 비탈진 곳. 눈앞이 아찔하여 어지러움. ~지다.

8.각다귀 : 사람이나 짐승의 피를 빨아먹는 각다귀과에 딸린 모기. 또는, ‘남의 것을 뜯어먹는 사람(악한)’의 비유. -각다귀판.

9.난달 : 여러 갈래로 통하는 길.

10.단배추 : 단을 지어 파는 덜 자란 배추.

11.달거리아품 : 월경통.

 

유년시절 나는 설 전후에 부모님과 함께 천안의 백부님을 찾아뵈었다. 그때마다 큰집 앞 눈 내린 가풀막진신작로를 따라 털벙거지를 둘러선 나는 사촌 누나가 쥐어 준 챗열을 꼭 잡은 체 눈설매 타기에 희희낙락하곤 했다. 그리고 언 손을 호호 불며 집으로 돌아와 설음식인 콩몽둥이를 부숴 먹었던 달달함은 지금에도 입안에 가득하다.털벙거지대신 교모와 교복을 입은 어엿한 중 1학년 겨울방학 때였다그해는 그 동안의 눈설매 타기는 까맣게 잊었듯이 수석을 다툰 여고 졸업반인 사촌 누나는 자뿌룩하게도나를 앞에 두고 교과목에 대해 이것저것 애정어린 눈빛으로 물어보기 시작했다그리고 온 가족이 모인 저녁상 자리에서 <상윤이가 장래 문학가가 되겠답니다>라고 나를 치켜세우며 예언했다. 시실 나는 그 당시<문학가>의 뜻도 잘 몰랐는데.

결혼 후 첫 애기를 낳다가 안타깝게도 일찍 타계한 사촌 누님이 오늘 설날 아침 왜 이리도 그리운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