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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 159-말부주

작성일 : 2025.04.14 01:07

 

<금주의 순우리말> 159-말부주

/최상윤

 

1.개개빌다 : 잘못을 용서하여 달라고 간절히 빌다.

2.개개풀리다 : 졸리거나 술에 취하여 눈의 정기가 흐려지다.

3.개골 : ‘의 낮춤말. ‘+의 짜임새. ‘는 부정적 뜻을 가지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하는 앞가지이며, ‘은 비위에 거슬리거나 언짢은 일을 당하여 벌컥 내는 이다.

4.남대되 : 남들은 죄다. 남과 같이.

5.대지르다 : 찌를 듯이 마구 대들다.

6.대처네 : 이불을 쌓고 그 위에 덮는 보.

7.말부주 : 말을 하여서 남을 도와주는 일.

8.발그족족하다 : 보기 싫지 않고 수수하게 발그스름하다. <벌그죽죽하다. -빨그족족하다.

9.살매* : 사람의 의지와 관계없이 초인적인 위력으로 길흉화복을 지배하는 운명의 힘.

10.암암하다 : 잊혀지지 아니하고 가물가물 보이는 듯하다. -‘삼삼하다는 잊혀지지 않아 눈에 어리다. ‘함함하다는 털이 부드럽고 번지르르하다.

11.잡차래 : 삶아 낸 잡살뱅이 쇠고기. -잡찰.

12.총대우 : 말총이나 쇠꼬리의 털로 짜서 옻을 칠한 검정 갓의 모자.

13.퉁피 : 한 사람 몫의 국물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전이 넓은 그릇.

14.풀치 : 갈치의 새끼.

15.해창* ; 햇빛이 들도록 낸 창.

 

 

며칠 전, <미소>에 대한 짧은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미소는 아무리 부자라도 필요 없는 사람은 없고 미소조차 짓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습니다. -중략- 미소는 실망한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며 슬퍼하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어줍니다, -하략- >

 

<미소>를 잃었던 60여 년 전, 625 전후(戰後)의 참상과 보릿고개가 한국사회를 짓누르고 있었던 <둔석>의 청년시절이 암암히떠오른다.

 

<둔석>이가 어렵게 고교를 졸업하자 곧 취업전선에 남대되뛰어들었다. 어머님과 여동생과 내가 잡차래풀치가 아닌 보리밥 한 그릇에 퉁피한 그릇의 시래기국을 위하여. 그러나 취업은 연속 실패였다. 심지어 야간 경비원 시험에도 <둔석>의 허약한 체질로 불합격이었다. 자살마저도 실패했다. 삶의 하향 곡선 최저점에서 <둔석>은 인간에게 살매가 있음을 자득했다. 이 뒤로 삶의 고달픔도, 죽음도 두렵지 않았다. <둔석>은 세상 겁나는 것이 없었다. 최선을 다하되 최후엔 살매에 몸과 마음을 맡기기로 작정했다.

 

간난고초 만학 끝에 입신(立身)에 이르러 비록 삼류 인문고교이지만 교사 발령을 받았다. 남들은 <선생질>한다고 비하했지만 <둔석> 인생의 해창으로부터 최초로 햇빛이 들기 시작했다.

 

자부심을 갖고 교육에 임했지만 학생들은 쉽게 딸라주지 않았다. 열강 중에도 간혹 눈이 개개풀리거나’, 10분 쉬는 시간에도 자기들끼리 대지르며다투거나, 꾀병으로 잦은 결석, 심지어 가출까지 하여 학부형의 걱정은 물론 <둔석>까지 개골이 났다. 이런 경우 <둔석>은 모두에서 언급한 <미소> 대신 벌 청소로, 꿇어앉히기. 손바닥을 회초리로, 사안이 심각할 때는 방과 후 조용한 빈 교실에서 단독 면담을 하였다. <둔석>의 과거 경험을 토대로 진심을 담아 성심껏 말부주를 했다. 대게의 경우 학생은 얼굴이 발그족족하며반성하거나 개개빌었다’. <미소 교육> 대신 <‘말부주교육>이 성공한 셈이었다.

 

<매를 아껴라, 그러면 아이는 버릴 것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회초리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학생 권익 대두로 <회초리 교육>은 시라지고 <미소 교육>이 대신하고 있다. 반면에 교권은 약화되어 교육현장에서 학생들로부터 선생님이 폭행을 당하고 있다(근간의 언론보도).

 

선생님의 <‘말부주교육>을 다시금 고려해 봄이 여하?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