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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01.09 12:15
금주의 순우리말-자빡
/최상윤
1.낚싯거루 : 낚시질하는 데 쓰는 작은 배. 어주魚舟. 준-낚거루.
2.단배 : 음식을 달게 먹을 수 있는 배.
3.막걸다 : 노름판 같은 데서 각각 가진 돈을 모두 걸고 단판으로 내기하다.
4.바치다 : (음식이나 여자 따위에)정도 이상으로 주접스럽게 덤비다.
5.사위다 : 불이 사그라져서 재가 되다. 같-삭다.
6.안심찮다 : 남에게 폐를 끼쳐서 미안하다.
7.자빡 : 단말의 거절. 즉, 일언지하의 거절. ~맞다. ~대다. ~치다.
8.책씻이 : 책거리.
9.콩동 : 콩을 꺾어 수수깡으로 싸서 묶은 덩이.
10.털모숨 : 짐승의 털이 엉켜서 된 작은 뭉치.
11.다리밋자루 : ‘남자의 성기’를 빗댄 말.
◇세월을 좀 많이 먹었다고 해서 후배로부터 식사 대접 받는 일이 더러 있다.
식당 메뉴를 보여주면서 <교수님. 뭘 드시렵니까?> <난 못 먹는 것 두 가지만 빼고, ‘단배’가 들든 말든 뭐든지 잘 먹으니 자네들 마음대로 주문하게.> 후배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두 가지가 뭡니까?> <없어서 못 먹고, 안줘서 못 먹네.> 그래서 한바탕 웃기도 한다.
특히 가까운 친구나 동료와 함께 식사할 때 내 밥그릇(옛날 놋그릇에 비해 요즈음 밥그릇은 왜 그리 작은 지)은 깡그리 비우다 못해 ‘바치어’ 옆 자리의 남은 밥그릇도 가져와 조금은 ‘안심찮지만’ 깨끗이 비운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본 친구나 동료는 탐식하는 나를 두고 나이 들어 식사량을 좀 줄이라고 충고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자빡치며’ <보리고개 때 굶었던 밥을 보충한다.>며 항변하곤 한다.
높다란 놋그릇에 고두로 담긴 하얀 쌀밥에의 아스라한 동경심도 이제 ‘사위어질’ 때도 되었는데...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