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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12.25 09:36
금주의 순우리말-가직하다
/최상윤
1.책상물림 : 글만 읽다가 세상에 처음 나서서 세상물정에 어두운 사람.
2.콩노굿 : 콩의 꽃. ‘노굿’은 콩이나 팥의 꽃.
3.털메기 : 모숨을 굵게 하여 몹시 험하게 삼은 짚신.
4.한무릎공부(하다) : 한동안 착실히 공부(하다).
5.가직하다 : 거리가 좀 가깝다. 상-멀찍하다.
6.가쯘하다 : 층이 나지 않게 가지런하다. 비-일매지다.
7.낚시걸이 : 보통 쓰는 낚시 모양의 호미.
8.단물나다 : 오래된 옷 같은 것의 바탕이 해지게 되다.
9.막구들 : 고랑을 따로 내지 않고 잔돌을 괴어 놓은 구들. 같-허튼구들.
10.~바치 : 이름씨에 붙어, 그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홀하게 이르는 말. ‘장인匠人’의 뜻. 관-갖바치, 웃음바치, 시정바치 등.
11.늘옴치래기 : 늘었다 줄었다 하는 물건. ‘늘다+옴치다’로 된 합성어의 이름씨꼴. 남근男根을 비유하기도 함.
◇‘털메기’ 같은 밑바닥 삶을 살았던 약관弱冠의 시절을 끝내고 ‘한무릎공부한’ 덕분으로 나는 입신立身의 후반 들어 운 좋게 대학 강단에 칠판을 등지고 서게 되었다. 젊은 시절의 로망이었던 <소설가와 교수>의 꿈을 일궈내게 되었다.
그러나 <80년대>의 불운을 만나 내 삶의 목표였던 <소설가>의 소임을 박탈당한 대신, 불혹不惑의 ‘가쯘한’ 일상생활 속에 오로지 교수로서 학문의 세계에만 줄곧 몰두했다.
그런데 나의 대학 동기였고 평소 ‘가직했던’ 000 시조시인의 간곡한 요청, 그리고 그 당시 내가 존경했던 부산문협 회장 출마자△△△의 진심 어린 도움의 부탁이 있었다. 단지 내 제자 중 다수가 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래서 나는 그 두 분을 지원하게 되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나는 무산문단에 첫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나 차기 문협 회장 선거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위 두 분을 포함 주위의 다수 문인들이 역으로 나의 등을 떠밀었다. 나는 ‘책상물림’에다 문단 연륜이 짧기 때문에 한사코 거절한 대신 다른 두 분을 추천했다. 그런데 그 두 분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사양하고 오히려 다수의 힘으로 나를 밀어부쳤다. 어쩔 수 없이 <이제 ‘단물난’ 연구실에서 벗어나 나의 전문지식을 우리 사회에 환원시켜 보자>라는 명분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
이때가 지천명知天命의 후반이었다. 그런데 팔질八耋을 넘어서까지도 얽히고설킨 문인‘바치’들의 틈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달리고 있으니 지천명의 <천명天命>을 그 당시 오판한 것이 아닐는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