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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64 )-가즈럽다

작성일 : 2022.12.19 11:35

 

금주의 순우리말-가즈럽다

/최상윤

 

 

 

1.한무내하다* : 아무 상관없다.

2.가즈럽다 : 아무것도 없으면서 다 갖춘 듯이 뻐기는 태도가 있다.

3.가지기 : 홀어미로서 예식을 치르지 아니하고 다른 남자와 사는 여자.

4.낙장거리 : 네 활개를 벌리고, 뒤로 발딱 나자빠짐.

5.단나무 : 단으로 묶은 땔나무.

6.마풀 : 바닷말. 해조海藻.

7.바짓부리 : 바짓가랑이의 끝부분.

8.사시랑이 : 간사한 사람. 또는, 가늘고 약한 사람이나 물건. -‘사그랑이는 다 삭아서 못쓰게 된 물건.

9.안벽받이 : 안벽에 닿을 만큼 가까운 곳.

10.자분자분 : 짓궂은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자꾸 귀찮게 하는 모양. 성질이 부드럽고 침착한 모양. -서부서분.

11.는실난실 : 여자가 능란하고 야릇하게 교태를 부리는 모양.

 

천신만고 끝에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은 언감생심, 실업자가 넘쳐났던 그 시절 호구책을 위해 직장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며칠을 찾아 해매였다. 허사였다.

자포자기 끝에 걸인 합숙소 다다미방에 낙장거리로 누워 세상을 원망했다. 가진 자는 물론 가즈러운, ‘사시랑이까지 나와는 전혀 한무내했지만저주의 대상이었다. 모두가 저항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내 어린 시절을 회억하자 울분이 스르르 가라앉기 시작했다. 유년시절 나는 불소시게 단나무작업을 끝내면 자유의 몸이었다. 짐을 내린 나는 단출하게 낚싯대 하나 달랑 어깨에 메고 앞바다로 가곤했다. ‘바짓부리를 살짝 걷어 올리고 안벽받이밑 그늘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면 마풀의 내음이 코끝을 스친다. 그것은 하나의 파라다이스였다.

 

유년시절의 동심은 어쩜, 어른의 고뇌를 녹여주는 처방제가 아닐는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