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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현대문학의 어제와 오늘 <부문3-2> 유년기의 추억과 사회활동에서의 감동 - 박희두 원장의 수필집 <사과나무 과수원과 아이들> 의 작품세계

작성일 : 2025.03.12 11:49

<부문3-2>

 

유년기의 추억과 사회활동에서의 감동

- 박희두 원장의 수필집 <사과나무 과수원과 아이들> 의 작품세계

 

 

<1>

 

그동안 건강 칼럼집 생활인의 건강(1993) 갑상선과 건강(2004) 등 두 권을 내어, 글 잘 쓰는 외과의사로 알려진 성소병원 원장 박희두 장로가 드디어 본격적인 수필집 사과나무 과수원과 아이들(2008) 을 엮었다. 이 책은 비매품이기에 시중에 널리 배포되지는 않았지만, 많이 읽혀져 누가문학상부산시남구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책이다.

박희두 장로는 외과의사로서 그냥 수필을 쓰는 것이 아니라, 19971월 월간 문예사조의 신인상으로 당당하게 수필가로 데뷔하였다. 따라서, 수필가로서 수필을 쓰고 있다. 필자는 이미 이 작품집을 지난해에 받아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에 부산크리스천문인협회 연간집 크리스천문학(2008)에다 매년 주목할 만한 문인을 선정하여 집중 조명하기로 하고, 수필가 박희두 장로를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 후 마땅한 집필자를 찾다보니, 필자가 그 동안의 박희두 장로와 인연이 깊다고 하여 지명되어 다시 한 번 정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2>

 

우선 박희두 장로의 수필의 특질과 경향을 언급하기 전에 필자가 박희두 장로와 만난 인연부터 언급하기로 한다. 박 장로는 필자보다 세 살 아래이다. 따라서, 필자가 경북대학에 입학한 63년 도에는 경북고등학교 학생이었다. 그러나, 한 도시에서 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재학하고 있었지만 만날 수 있는 인연은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부산대 의과대에 입학한 박 장로와는 더욱 만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필자가 부산대학 교수로 부임한 76년 이후 한동안 의대 교수로 재직할 때에는 몇 번 신우회 모임 같은데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88년 부산내과의원 원장이신 박영희 장로께서 부산기독교문화회를 창립하면서 같은 회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부터이다. 부산기독교문화회 회보 1호부터 74호까지의 합본호를 살펴보니 필자와 박 장로와의 인연이 보통이 아님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부산기독교문화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1988812일 카톨릭 센터에서 개최된 부산기독교 문화인 초청간담회에 그 당시 부산크리스천문인협회 회장 자격으로 초청되면서 부터이다. 그 이듬해인 1989년부터 문학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1990년부터 박희두 장로는 운영위원으로 참여한다. 그 당시 대연교회 집사였고, 박희두외과의원 원장으로 지금의 성소병원이 개원되기 전이었다. 박 장로는 부산의대 교수를 그만두고 대연동에 외과의원을 개원하여 그 당시부터 갑상선 수술 전문가로 각광을 받고 있었다. 필자는 1990년부터 문학분과에 배당된 부회장을 역임하게 되고, 1991년에는 보건체육분과 부회장에 박 장로가 선임되었다. 그러면서 회보에 박 장로는 건강 칼럼과 다른 글들을 자주 쓰게 된다. 19915월 회보에는 드디어 부산에 갑상선 전문의원 개원 이라는 부산 성소의원 개원 광고도 나와 있다. 필자는 1986년 소정교회에서 장로를 장립받아 이미 문화회 참여 할 때부터 장로 직분을 감당하고 있었으나, 199110월호 회보에는 박희두 장로가 드디어 안수 집사에서 피택장로가 되어 건강 칼럼을 쓰고 있다.

19964월 제8차 정기 총회에서 필자는 회장을 맡게 된다. 그 다음 19974월 제9차 정기 총회에서 필자의 뒤를 이어 박장로가 회장에 취임한다. 이 때 부산기독교문화회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였던 때다. 그 뒤 박희두 장로는 이사장도 맡아 부산기독교문화회를 크게 후원하였다.

박희두 장로는 기독교문화회 활동 말고도 사회봉사활동의 영역을 넓혀 와이즈맨 총재, 부산 YMCA 이사장, 부산시 의사회 회장, 한국의정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대한 의사회 부회장을 거쳐 지금은 대의원회 의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부산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2004년 발족한 국제적인 의료자원 봉사단체 'Green Dotors'의 이사장을 맡은 이래 지금까지 계속 맡아 해마다 해외 의료봉사와 개성공단에 병원을 운영하는 등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국제와이즈맨 엘마크로우 봉사상과 제21회 자랑스러운 부산시민상 대상 등을 수상하였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장로로 성실히 봉사하고, 성소의원을 성소병원으로확장하여 착실히 운영하고 있고 갑상선 수술환자 5,000명을 돌파한 지오래 되었다. 이러한 분야는 필자와 직접적 관련이 없기 때문에 간략하게 언급한다. 부산의 전통있는 단체인 <목요학술회>에서 발간하는 잡지인 월간시민시대편집인 겸 발행인은 1995년부터 지금까지 지속하여 맡고 있으며, 부산크리스천문협, 부산수필문협, 부산문협, 등 문단 활동도 활발하다.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활동의 든든한 후원자로의 메세나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3>

 

박희두 장로의 수필은 그 자신 사과나무 과수원과 아이들서두의 책 머리에란 글에서 밝히고 있듯이 자신의 유년기의 추억과 가정사 의사 혹은, 사회활동가로서 살아온 이야기들이다. 따라서, 수필의 종류로 나눈다면 경수필에 속한다. 즉 신변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그 자신 이러한 글들이 수필이 되는지 문학적 가치가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겸손함이 배어 있는 기독교 장로로서의 입장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겸손은 이 수필집을 비매품이라는 형식으로 출판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를 필자는 결코 받아드릴 수 없다. 물론책 머리에의 내용 자체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지만 왜 비매품형식을 취하였는가 하는 점은 출판사 측의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아무리 작가가 그렇게 해 달라고 해도 편집자로서 글의 가치판단을 한 이후에 저자에게 정가를 정하여 당당하게 출판하자고 설득해야 했을 것이다. 요즈음 시중에 나오는 수필집들보다 훨씬 알차고 감동적인 글들로 가득찬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만약 재판을 하게 된다면 당당히 서점에도 내어 놓아야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자기 자신의 신변에 대한 이야기를 경수필이라고 하여 그 속에 담긴 집필자의 사상이나 세계관이 가볍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도식적인 판단이다. 단지 비평적인 요소가 강하고 학문적인 접근이 두드러진 것을 중수필이라고 하다가 보니 그렇게 본 것이다. 어쩌면 formal essay, informal essay를 중수필과 경수필로 번역한 것이 잘못이기에 신변 이야기를 가볍게 본 것이다. 문학성이나 개성적인 표현은 오히려 신변이야기에서 그 진면목이 잘 드러난다. 이상과 같은 점에서 박희두 장로의 수필은 그의 삶의 궤적을 긍정적이고도 희망적인 관점에서 잘 드러낸 작품들이라고 볼 수 있다.

평소의 박희두 장로의 밝은 모습이나 어떠한 제의나 제안에 대하여 포용적인 태도가 어린 시절의 비교적 풍족한 삶에서 기인하였다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것들이 유년기의 추억을 제재로 한 글들이다. 수필집의 제목이 되고 있는 사과나무 과수원과 아이들과 그의 데뷔작인 아버지와 아들에서 그에게 자리잡고 있는 고향에 대한 따뜻한 추억들은 박희두 장로의 세대에서는 좀처럼 갖기 어려운 자산들이다. 이는 교육자이시면서도 농업 경영자적 감각을 소유하신 박 장로의 아버님 덕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넉넉함을 이웃과 더불어 나누는 태도를 기독교적 세계관과 일치시키는 데서 그의 신앙적 깊이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 바로 사과나무 과수원과 아이들이다. 비록 탱자나무를 둘러친 과수원이지만 동네 개구쟁이들이 몰래 사과를 따먹고 가는 것을 눈감아주는 그의 부모님이나, 그 때 몰래 따먹던 아이들이 시장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어 한바탕 웃으며 정담을 나누는 모습들을 구약성경의 신명기 23장 말씀과 연결시키는 박희두 장로 모두 기독교적 세계관이 삶 속에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인간들의 이러한 삶을 미리 아시고 용서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말미의 지적은 정말 압권이다. 이러한 경지의 수필을 어떻게 가볍다고 할 수 있겠는가? 과수원 집의 성탄절역시 유년기의 추억과 연결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아버지의 부지런함을 부각시킨 점이다. 그리고, 시골 성탄절의 새벽송 뒤의 인정스러운 모습도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이 작품의 끝 부분에서는 현대인의 피폐한 성탄절 풍경을 꼬집고 있다. 이 점 역시 필자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다음으로 의료인으로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도 감동적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갑상선 행림이라는 작품은 의술은 인술이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특히 오늘날의 삭막한 의사 세계에서는 비교적 찾아보기 힘든 꿈을 박희두 장로는 꾸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적이고 존경스럽다.

외과의사는 건강하고 강인한 체력을 가져야 한다는 통념으로 박희두 장로를 피상적으로 바라보면 외과의사 치고는 너무 부드럽고 온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외유내강의 천성적으로 타고 난 외과의사임을 알게 하는 작품이 고등학교 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했다는 축구를 사랑하는 삶이라는 작품과 그 외 다수의 축구와 얽힌 이야기를 소재로 한 수필들이다. 박희두 장로나 우리 또래의 나이에 고교 시절 그것도 전통 있는 명문 고등학교에서 고교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대체로 취미나 소양으로 한 가지씩 운동을 하는 수가 많다. 필자 역시 고교시절 연식정구를 했으나, 병약하여 고 31년 휴학까지 했다. 그러나, 박 장로는 정말 건강하고 강인한 체력을 가졌다는 점을 보여 주는 수필에서 그가 외과의사로서 갑상선 수술 5,000명 돌파는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푹 넓은 사회 활동과 봉사 활동, 문화 활동의 원동력도 고교 시절의 축구부 활동을 통하여 터득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

 

박희두 장로의 유소년 시절부터 대학시절, 그리고, 청장년 시절을 거쳐 인생의 원숙기인 60대 초반의 전 생애 진면목을 맛보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수필집이다. 몇가지 더할 것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이 수필집을 꼭 재판으로 발간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보다 체계적인 삶의 기록인 자서전 그것도 남에게 시키지 않는 의사 수필가가 직접 쓴 자서전을 보다 심오한 통찰력으로 시도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부산 크리스천 문인협회는 박희두 장로 같은 진지하고도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의사 수필가를 가졌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더욱 더 재미있으면서 진지한 삶의 모습을 보여줄 다음 수필집을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