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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54-대서다

작성일 : 2025.03.03 09:48

 

<금주의 순우리말>154-대서다

/최상윤

 

 

1.강파리하다 : 몸이나 성미가 강파른 듯하다.

2.강팔지다 : 성미가 까다롭고 너그럽지 못하다.

3.강피밥 : 강피로 지은 밥. 맨 피로만 지은 밥. 흉년에 먹음.

4.날파람둥이 : 주책없이 싸다니는 사람.

5.대살지다 : 몸이 강파르고 야무지게 보이다.

6.대서다 : 뒤를 따라 서다. 또는, 바싹 가까이 서다. 대들어 맞서다.

7.말몫 : 말잡이의 몫으로 주는 곡식. 마당질 후 지주와 소작인이 곡식을 나눌 때, 마당에 처져서 소작인의 차지가 되는 곡식.

8.발괄 : 억울한 사정을 글이나 말로 관청에 하소연하는 일. 이두(吏讀)백활(白活)’이라 썼음. 하소연하며 간절히 비는 것을 비대발괄이라 함. ~하다.

9.살대 : 기둥이나 벽 따위가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버티는 나무.

10.암구다 : 교미를 붙이다.

11.잡살뱅이 : 온갖 자질구레한 것들이 뒤섞인 허름한 물건.

12.초지니 : 두 살이 된 매나 새매. 산지니는 사냥에 부적당하나 수지니는 매우 적당함.

13.퉁노구 : 품질이 낮은 놋쇠로 만든 조그만 솥. 바닥이 평평하고 위아래의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다.

14.풀무 : 불을 피울 적에 바람을 일으키는 제구. -풀무질. 풀무 간.

15.해적이* : 지내온 일들을 햇수 차례로 간략히 적어 놓은 기록. -연보.

 

 

오늘은 <둔석>의 인생 해적이중 해방 직전의 여섯 살배기 때의 즐거웠던 것과 괴롭고 무서웠던 일들을 술회하고자 한다.

 

우선 즐거웠던 것은 어머님께서 가마솥에나 군불을 피울 때 부엌에서 풀무질하는 것이 신기했다. 꼬마 녀석인 나는 애걸하여 어머님 대신 풀무질을 해 보았다. 활활 타는 불꽃이 어린 마음을 붕 띄웠다. 즐거웠다.

 

그리고 우리 집 닭장에 대여섯 마리의 닭을 키웠다. 그런데 수컷 한 마리가 틈만 나면 암탉을 올라타 싸움을 걸었는데도 나머지 암탉들은 합세하여 덤비지 못하고 먼둥먼둥 보고만 있었다. 참 신기했다. 그리고 재미있었다. 즐거웠다.

그런가 하면 우리 집 앞 놀이터에서 이웃 집 개 두 마리가 주인아저씨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싸움을 했다. 그리고 개들은 지쳐서인지 나중엔 서로 등지고 외면했지만 한 몸이 되어 있었다. 개 주인은 싸움 말릴 생각은 않고 줄곧 싱긋이 웃고만 있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 닭이나 개는 모두 암구는것이었지만 그때는 그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반면에 괴롭고 두려운 일도 있었다.

일제 말기의 흉년에 배급 쌀이 소진되어 그 대신 수수와 강피 배급으로 강피밥을 어쩔 수 없이 먹었던, 그래서 붉은 색 대변을 본 괴로운 일도 있었다.

그리고 해방 직전 미군 B-29 비행기가 한밤에 이웃 동네에 투하한 폭탄의 굉음이 그 무엇보다도 두렵고 무서웠다.

뿐만 아니라 대동아전쟁 말기에는 일본 군수품의 부족, 특히 탄피 원료인 놋쇠가 부족하여 놋으로 만든 모든 재품 공출 명령이 집집마다 하달되었다.

우리 집은 조상대대로 사용했던 제사용 놋그릇, 놋수저, 놋 촛대 그리고 놋화로 등등을 대청마루 밑 잡살뱅이속에 숨겨놓고 퉁노구를 비롯한 퉁으로 된 재품만 골라 공출로 내놓았다.

그런데 모든 가정이 우리 집 사정과 비슷하였음인지 공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집집마다 수색을 시작했다.

수색조는 동네 구장을 중심으로 대살지고’ ‘강팔진친일파 날파람둥이두어 명이 구장 뒤를 대섰다’. 운수 사납게 수색조에 발각된 <대한 백성>발괄하다 못해 그들에게 비대발괄까지 하였다. 어린 <둔석>에겐 참으로 괴롭고 무서운 일이었다.

 

해방 직전, 여섯 살 <야마요시 쇼짱-일제 때 필자의 이름>의 눈에 새겨진 슬픈 내 조국의 단상이었다.

 

그런데 <둔석>이 팔질(八耋)의 중반에 이르러 아직도 <탄핵>이니 <탄핵 반대>니 맞대질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

 

 

* 153회의 글 중 11.‘잠도리잡도리로 바로 잡습니다. 오타이오니 양해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