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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60)-자부락거리다

작성일 : 2022.11.21 10:50

 

<금주의 순우리말>60-자부락거리다

/최상윤

 

 

1.거리 : 단 한 벌의 옷. 오직 그것 하나뿐인 재료나 물건. 단으로 묶어 말린 잎나무. 또는 큰 단으로 흥정하는 땔나무.

2.단것 : 식초.

3.마칼바람 : ‘북서풍의 뱃사람들의 말.

4.바지랑대 : 빨랫줄을 받치는 장대.

5.사삭스럽다 : 하는 짓이 보기에 간특하여 바르지 못하다.

6.안말이 : 머리털을 안으로 꼬부라지게 말아 놓은 머리 모양.

7.자부락거리다 : 실없이 장난삼아 가만히 있는 사람을 자꾸 건드려 괴롭히다. 지부럭거리다.

8.채전에 : 훨씬 전에.

9.콧값()하다* : 대장부답게 의젓하게 굴다. -코값()하다.

10.턱자가미 : 아래턱과 위턱이 맞물린 곳.

11.놈놀이 : ‘사내를 낮잡아 이르는 말.

 

내가 중 2학년 때였다. 새 학기가 시작되어 담임선생님은 키 순으로 일렬횡대로 세운 뒤 키가 작은 학생은 앞쪽으로, 키가 큰 학생은 뒤쪽으로 좌석이 배정되었다. 중학교 때에는 나는 중간보다 약간 앞쪽에 앉았다.

 

그런데 내 바로 뒷줄 좌석의 급우는 좀은 사삭스러운놈이어서 수업시간에도 내 등에 잉크 펜(그때는 볼펜이라는 것은 없었고 그 대신 연필, 잉크 펜, 간혹 금수저 학생은 만년필을 사용했음.)으로 장난삼아 콕콕 찔러대며 자부락거리었다’.

키가 좀 크고, 힘이 좀 세다고 이 짓은 채전부터있어 왔으나 그날은 동복冬服을 벗고 하복夏服으로 갈아입은 첫날이어서 괴로움의 정도가 심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잉크색으로 더러워진 단거리하얀 상의 하복을 빨며 고생할 엄마를 생각하면 더욱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벌떡 일어나 돌아서자마자, 뒷감당은 불문에 붙이고, 주먹으로 힘껏 내려쳤다.

 

조용했던 수업시간이 갑자기 어수선해졌다.

선생님 앞으로 불려 나간 나는 소란의 동기를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콧값하느라고 변명도 하지 않고 묵묵히 고개를 떨구고 서 있었다. 교실은 침묵 그 자체였다. 얼마 후 영어 선생님의 <어금니 깨물어>라는 말과 동시에 내 턱자가미마칼바람보다 더 매서운 주먹이 날아왔다.

 

지금에사 반추해 보니 그때 콧값하느라고 자잘구레한 변명을 하지 않은 행동이 잘한 짓인지... .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