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국악 다가가기

국악 다가가기

<국악 다가가기 > 가곡이야기 5. 만대엽과 중대엽

작성일 : 2022.11.18 10:43

[가곡 이야기]  

5.만대엽과 중대엽

/제민이

 

 

조선에서부터 여러 장르의 성악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곡, 시조, 가사, 판소리, 민요, 잡가 등입니다. 가곡이라는 장르 명칭은 1876년의 가곡원류에서 유래합니다. 그 이전에 가곡은 영언(永言), 가요(歌謠), 노래 등으로 불렸습니다.

 

가곡은 금합자보(琴合字譜, 1572)에 실린 만대엽(慢大葉)에서 유래합니다. 금합자보 (琴合字譜)에서 ()”은 거문고이며, 합자보(合字譜)는 악보의 일종입니다. 금합자보를 안상금보(安瑺琴))라고도 부릅니다. 이 책을 안상(安瑺,(1511~1573)이 편찬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그는 장악원의 행정관리인 첨정(僉正)을 역임했습니다.

 

**평조만대엽은 수연가곡이다.

금합자보에 평조만대엽(平調慢大葉)이라는 악곡을 거문고, 대금, 장고, 북 등으로 연주하기 위한 악보가 실려 있습니다. 가사는 현재의 가곡처럼 다섯 장(), 즉 오지(五旨)로 나누어 부릅니다. 그리고 악곡 끝에 여음(餘音) 즉 후주곡(後奏曲)이 붙어 있습니다. 가사는 오늘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고, 또 날이 바뀌더라도 늘 오늘과 같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고 있습니다. 가사의 내용상 이 노래는 회갑연 같은 수연(壽宴)에서 불렀을 것입니다. 평조만대엽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나리 오나리나

2. 매일에 오나리나

3. 점므디도 새디도 오나리

4. 새리나

5. 매일댱샹의 오나리 오쇼서

 

이후 평조만대엽의 악보는 양금신보(梁琴新譜, 1610), 현문동문류기(玄琴東文類記,1620), 대악후보(大樂後譜, 1759)에도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악보에서는 가사가 탈락하였습니다. 만대엽이 기악곡으로 변한 것입니다. 기악곡 만대엽은 여러 악보에 실려 있었는데, 중대엽(中大葉)이 유행하던 숙종 무렵부터 점차 자취를 감추다가, 삭대엽(數大葉)이 유행하던 영조 무렵에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 “만대엽은 악곡이 아니라 악곡의 형식을 가리킨다.

여기서 의문 하나가 제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만대엽은 개별 악곡의 명칭인가요? 아니면 악곡의 형식을 지적하는 명칭인가요? SG 워너비의 Timeless는 발라드곡입니다. 여기서 Timeless는 개별 악곡의 명칭이며, 발라드는 악곡의 형식을 지적하는 명칭입니다. 저는 만대엽이 악곡의 명칭이 아니라, 악곡의 형식을 지적하는 이름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오나리라는 가사가 붙은 악곡은 이름이 없는 무제(無題)인데, 평조 만대엽은 그것의 형식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만대엽(慢大葉)은 악곡이 아니라 악곡의 형식입니다. 만대엽에서 ()”은 속도가 느리다는 의미이니, 만대엽은 느린 대엽이라는 뜻입니다. 대엽(大葉)은 순우리말 한잎을 한문으로 기록한 명칭입니다. 여기서 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크다는 뜻을 더하는 접두사입니다. 그래서 한잎은 큰 잎 즉 대엽(大葉)입니다. 가곡의 악곡을 옛날 사람들은 큰 잎에 비유했습니다. 왜냐하면 가곡은 민요에 비해 반주하는 악기가 많고, 노래도 5장으로 나뉘어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잎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한잎 즉 대엽은 악곡의 형식이므로, 만대엽 역시 느리게 부르는 한잎이라는 악곡의 형식을 의미합니다.

 

**중대엽은 중간 속도로 부르는 한잎이다.

양금신보에는 가곡 악곡의 새로운 형식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중대엽(中大葉)입니다. 중대엽의 중()은 중간 빠르기라는 의미이니 이 악곡 형식은 만대엽에 비해 좀 더 빠른 악곡 형식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대엽은 4개 형식으로 나뉩니다. 4개 형식은 평조 중대엽, 평조 계면조 중대엽, 우조 중대엽, 우조 계면조 중대엽입니다. 이중 평조 중대엽의 형식에 두 악곡이 기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만 가사가 붙어 있습니다. 반면, 나머지 3형식에는 악곡이 각각 하나씩만 수록되어 있고, 가사는 붙어 있지 않습니다.

 

평조 중대엽 악곡의 하나에는 금합자보의 만대엽 악곡에 붙었던 오나리, 다른 하나에는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가 가사로 붙어 있습니다. 두 곡은 가사뿐 아니라 악곡도 조금 차이가 납니다. 전자에 비해 후자는 노래 앞부분을 높은 소리로 부릅니다. 평조 중대엽의 두 번째 악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조 중대엽 우()

1. 이몸이 주거 주거

2. 일백번 고텨 주거

3. 백골이 塵土(진토)이 되어 넉시라고 잇고 업고

4. 님 향한

5. 一片丹心(일편단심)이야 가실줄이 이시랴 (餘音)

 

평조 중대엽의 악곡 가사는 둘 다 5, 즉 오지(五旨)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지금의 가곡과 같습니다.

 

**중대엽은 악곡이 늘어나다가 줄어든다.

중대엽은 이후 여러 악보에서 형식 마다 악곡들이 2-3곡으로 늘어납니다. 이들 악곡들은 책에 따라 중대엽 제일(中大葉 第一), 중대엽 제이(中大葉 第二)등으로 명칭이 표기되거나, 초중대엽(初中大葉), 이중대엽(二中大葉), 삼중대엽(三中大葉)등의 명칭을 사용합니다.

 

증보고금보(增補古琴譜)는 양금신보를 증보한 것입니다. 증보고금보에는 평조 중대엽 형식에 2, 우조 중대엽 형식에 2곡이 수록되었으며, 평조 계면조와 우조 계면조 형식에는 한 곡만 실려있습니다. 연대소장금보(延大所藏琴譜)와 운몽금보(雲夢琴譜)에는 4가지 형식 각각에 3곡이 들어 있습니다.

 

19세기 악보, 유예지(遊藝志)에는 4가지 형식 각각에 악곡은 하나씩 실려 있습니다. 삼죽금보(三竹琴譜, 1841)에 이르면 평조와 평조 계면조 중대엽 형식은 아예 사라지고, 우조와 우조 계면조 중대엽에 각각 3곡이 남았습니다. 각 형식에 속한 3곡의 특징은 초장[일지]의 시작부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초중대엽보다 이중대엽이 높고, 이중대엽 보다 삼중대엽이 높게 시작합니다. 중대엽을 수록한 가장 늦은 시기의 악보는 학포금보(學圃琴譜)입니다. 이 책에는 우초중대엽(羽初中大葉), 우삼중대엽(羽三中大葉), 계삼중대엽(界三中大葉) 세 곡이 수파형악보(水波形樂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수파형 악보는 가락의 흐름을 물결처럼 표시한 악보입니다.

 

가곡의 악보는 16세기부터 발견됩니다. 최초의 가곡은 만대엽이며, 그 다음은 중대엽입니다. 오늘은 만대엽과 중대엽을 토론하였습니다.

 

 

김영운 ( Yong Un Kim ). 2003. 논문 : 가곡과 시조의 음악사적 전개. 한국음악사학보, 31(0) : 139-168

Kim, Young woon. Gagok: classic long lyric song cycle. Minsokwon. 2012.

 

<제민이/ 가곡가수, 전수자>

 

/제민이

 

 

조선에서부터 여러 장르의 성악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곡, 시조, 가사, 판소리, 민요, 잡가 등입니다. 가곡이라는 장르 명칭은 1876년의 가곡원류에서 유래합니다. 그 이전에 가곡은 영언(永言), 가요(歌謠), 노래 등으로 불렸습니다.

 

가곡은 금합자보(琴合字譜, 1572)에 실린 만대엽(慢大葉)에서 유래합니다. 금합자보 (琴合字譜)에서 ()”은 거문고이며, 합자보(合字譜)는 악보의 일종입니다. 금합자보를 안상금보(安瑺琴))라고도 부릅니다. 이 책을 안상(安瑺,(1511~1573)이 편찬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그는 장악원의 행정관리인 첨정(僉正)을 역임했습니다.

 

**평조만대엽은 수연가곡이다.

금합자보에 평조만대엽(平調慢大葉)이라는 악곡을 거문고, 대금, 장고, 북 등으로 연주하기 위한 악보가 실려 있습니다. 가사는 현재의 가곡처럼 다섯 장(), 즉 오지(五旨)로 나누어 부릅니다. 그리고 악곡 끝에 여음(餘音) 즉 후주곡(後奏曲)이 붙어 있습니다. 가사는 오늘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고, 또 날이 바뀌더라도 늘 오늘과 같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고 있습니다. 가사의 내용상 이 노래는 회갑연 같은 수연(壽宴)에서 불렀을 것입니다. 평조만대엽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나리 오나리나

2. 매일에 오나리나

3. 점므디도 새디도 오나리

4. 새리나

5. 매일댱샹의 오나리 오쇼서

 

이후 평조만대엽의 악보는 양금신보(梁琴新譜, 1610), 현문동문류기(玄琴東文類記,1620), 대악후보(大樂後譜, 1759)에도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악보에서는 가사가 탈락하였습니다. 만대엽이 기악곡으로 변한 것입니다. 기악곡 만대엽은 여러 악보에 실려 있었는데, 중대엽(中大葉)이 유행하던 숙종 무렵부터 점차 자취를 감추다가, 삭대엽(數大葉)이 유행하던 영조 무렵에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 “만대엽은 악곡이 아니라 악곡의 형식을 가리킨다.

여기서 의문 하나가 제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만대엽은 개별 악곡의 명칭인가요? 아니면 악곡의 형식을 지적하는 명칭인가요? SG 워너비의 Timeless는 발라드곡입니다. 여기서 Timeless는 개별 악곡의 명칭이며, 발라드는 악곡의 형식을 지적하는 명칭입니다. 저는 만대엽이 악곡의 명칭이 아니라, 악곡의 형식을 지적하는 이름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오나리라는 가사가 붙은 악곡은 이름이 없는 무제(無題)인데, 평조 만대엽은 그것의 형식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만대엽(慢大葉)은 악곡이 아니라 악곡의 형식입니다. 만대엽에서 ()”은 속도가 느리다는 의미이니, 만대엽은 느린 대엽이라는 뜻입니다. 대엽(大葉)은 순우리말 한잎을 한문으로 기록한 명칭입니다. 여기서 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크다는 뜻을 더하는 접두사입니다. 그래서 한잎은 큰 잎 즉 대엽(大葉)입니다. 가곡의 악곡을 옛날 사람들은 큰 잎에 비유했습니다. 왜냐하면 가곡은 민요에 비해 반주하는 악기가 많고, 노래도 5장으로 나뉘어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잎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한잎 즉 대엽은 악곡의 형식이므로, 만대엽 역시 느리게 부르는 한잎이라는 악곡의 형식을 의미합니다.

 

**중대엽은 중간 속도로 부르는 한잎이다.

양금신보에는 가곡 악곡의 새로운 형식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중대엽(中大葉)입니다. 중대엽의 중()은 중간 빠르기라는 의미이니 이 악곡 형식은 만대엽에 비해 좀 더 빠른 악곡 형식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대엽은 4개 형식으로 나뉩니다. 4개 형식은 평조 중대엽, 평조 계면조 중대엽, 우조 중대엽, 우조 계면조 중대엽입니다. 이중 평조 중대엽의 형식에 두 악곡이 기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만 가사가 붙어 있습니다. 반면, 나머지 3형식에는 악곡이 각각 하나씩만 수록되어 있고, 가사는 붙어 있지 않습니다.

 

평조 중대엽 악곡의 하나에는 금합자보의 만대엽 악곡에 붙었던 오나리, 다른 하나에는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가 가사로 붙어 있습니다. 두 곡은 가사뿐 아니라 악곡도 조금 차이가 납니다. 전자에 비해 후자는 노래 앞부분을 높은 소리로 부릅니다. 평조 중대엽의 두 번째 악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조 중대엽 우()

1. 이몸이 주거 주거

2. 일백번 고텨 주거

3. 백골이 塵土(진토)이 되어 넉시라고 잇고 업고

4. 님 향한

5. 一片丹心(일편단심)이야 가실줄이 이시랴 (餘音)

 

평조 중대엽의 악곡 가사는 둘 다 5, 즉 오지(五旨)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지금의 가곡과 같습니다.

 

**중대엽은 악곡이 늘어나다가 줄어든다.

중대엽은 이후 여러 악보에서 형식 마다 악곡들이 2-3곡으로 늘어납니다. 이들 악곡들은 책에 따라 중대엽 제일(中大葉 第一), 중대엽 제이(中大葉 第二)등으로 명칭이 표기되거나, 초중대엽(初中大葉), 이중대엽(二中大葉), 삼중대엽(三中大葉)등의 명칭을 사용합니다.

 

증보고금보(增補古琴譜)는 양금신보를 증보한 것입니다. 증보고금보에는 평조 중대엽 형식에 2, 우조 중대엽 형식에 2곡이 수록되었으며, 평조 계면조와 우조 계면조 형식에는 한 곡만 실려있습니다. 연대소장금보(延大所藏琴譜)와 운몽금보(雲夢琴譜)에는 4가지 형식 각각에 3곡이 들어 있습니다.

 

19세기 악보, 유예지(遊藝志)에는 4가지 형식 각각에 악곡은 하나씩 실려 있습니다. 삼죽금보(三竹琴譜, 1841)에 이르면 평조와 평조 계면조 중대엽 형식은 아예 사라지고, 우조와 우조 계면조 중대엽에 각각 3곡이 남았습니다. 각 형식에 속한 3곡의 특징은 초장[일지]의 시작부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초중대엽보다 이중대엽이 높고, 이중대엽 보다 삼중대엽이 높게 시작합니다. 중대엽을 수록한 가장 늦은 시기의 악보는 학포금보(學圃琴譜)입니다. 이 책에는 우초중대엽(羽初中大葉), 우삼중대엽(羽三中大葉), 계삼중대엽(界三中大葉) 세 곡이 수파형악보(水波形樂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수파형 악보는 가락의 흐름을 물결처럼 표시한 악보입니다.

 

가곡의 악보는 16세기부터 발견됩니다. 최초의 가곡은 만대엽이며, 그 다음은 중대엽입니다. 오늘은 만대엽과 중대엽을 토론하였습니다.

 

 

김영운 ( Yong Un Kim ). 2003. 논문 : 가곡과 시조의 음악사적 전개. 한국음악사학보, 31(0) : 139-168

Kim, Young woon. Gagok: classic long lyric song cycle. Minsokwon. 2012.

 

<제민이/ 가곡가수, 전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