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작성일 : 2022.11.07 11:55
<58 >금주의 순우리말-바장이다
/최상윤
1.턱(을)까불다 : 죽을 때 숨을 모으느라고 턱을 떨다.
2.팥보숭이 : 팥으로 만든 고물. 비-팥고물.
3.한둔 : 한데에서 밤을 지내는 일. 같-노숙露宿. ∼하다.
4.가잠나룻 : 짧고 성기게 난 턱수염.
5.가장귀 : 나뭇가지의 아귀. 같-가장이.
6.나지라기 : 지위나 등급이 낮은 사람이나 물건을 낮잡아 이르는 말.
7.닥채다 : 다그쳐 채다.
8.마침몰라 : 그때에 당하여 어떻게 될지 몰라.
9.바장이다 : 부질없이 같은 길을 오락가락 거닐다. 또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서 자꾸 머뭇거리다. < 버정이다. 옛말은 ‘바자니다’ 였음.
10.사사스럽다 : 간사하고 바르지 못하다.
11.논다니 : 웃음을 파는 계집. 함부로 노는 여자. 밭(여자의 성기)을 팔아서 생할하는 여자.
◊팔질八耋을 넘어 이제 나도 ‘턱까불’ 때가 가까워지니 지나온 삶의 길을 되돌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나의 약관弱冠 초반, 가까운 친척이 일제 때 사용되었던 기관사 숙소 건물을 불하 받아 가운家運이 몰락하여 ‘한둔’해야 할 나(어머니와 3여동생 포함)에게 관리를 맡겼다. 이곳에는 해방과 6·25동란 이후 혼란했던 시기에 ‘나지라기’ 무주택 귀환동포와 피난민들이 방 두간(한 간은 부엌) 씩을 이미 점거하고 있었다.
나의 역할은 이들이 형편이 나아져 주거를 옮기게 되면 즉각 방문에 판짝 또는 각목을 X자로 대못을 박는 일이었다. 그런데 간혹 전입주자와 후입주자 사이에 웃돈이 ‘사사스럽게’ 거래될 때 나는 ‘닥채며’ ‘가잠나룻’을 떨기도 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을 사전에 방지하려고 나는 주야 구분 없이 1, 2층 복도를 가끔 ‘바장이’는 것도 나의 몫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 당시 그들과 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같은 밑바닥 인생이었는데 지금 현재 그때 당시로 다시 돌아간다면 ‘마침몰라’도 그들에 대한 나의 처신은?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