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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금주의 순우리말>153-살닿다

작성일 : 2025.02.25 01:38

 

153<금주의 순우리말>153-살닿다

/최상윤

 

 

1.강태죽 : 수수죽.

2.강파롭다 : (비탈이)몹시 가파르다.

3.강파르다 : 몸이 살집이 없이 마르다. 또는 성미가 메마르다. -가파르다.

4.날파람 : (어떤 물체가)빠르게 날아가는 결에 일어나는 바람. 재빠르고 날카로운 서슬. ~나다. ~랍다.

5.대바라기 : 끝물에 따 들이지 못하여 서리를 맞고 말라버린 고추나 목화송이.

6.대살 : 단단하고 야무지게 찐 살. -푸석살.

7.말모이 : 사전(辭典). 한힘샘 주시경 등이 1910년께에 조선광화문회에서 편찬하려다 끝내지 못한, 최초의 국어사전의 이름으로 썼던 말이다.

8.발거리 : 간사한 꾀로 남을 속여 해롭게 하는 짓. 또는 남이 못된 일을 꾸밀 때 이것을 미리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짓. -발가리.

9.살닿다 : 이해득실이 엇갈리다가 본밑천에 손해가 나다.

10.앍둑앍둑하다 : 잘고 깊이 얽은 자국이 생기다. < 얽둑얽둑하다. -앍박앍박, 앍작앍작, 앍족앍족.

11.잠도리 : 엄하게 단속하는 일. (잘못되지 않도록)단단히 대책을 세우는 일. ~하다.

12.초싹거리다 : 입거나 업거나 지거나 한 것을 가볍게 자꾸 치켜올리거나 흔들다. <추썩거리다. 어깨나 몸의 일부를 가볍게 자꾸 치켰다 내렸다 하다. 경망스럽게 자꾸 움직이다.

13.퉁구리 : 일정한 크기로 묶거나 사리어 감거나 싼 덩어리.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일정한 크기로 묶은 덩어리를 세는 단위.

14.풀매듭 : 풀기 쉽게 매어진 매듭.

15.해작이다(거리다) : 조금씩 들추거나 헤집다.

 

 

인간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타의에 의해 살려지는 무의지의 삶과 자신의 의지가 반영된 의지의 삶으로 양분될 수 있을 것 같다. 대체로 전자의 경우는 태어나서 10대 말 법적 성인이 될 때까지와 산수(傘壽)와 망구(望九)세대의 노인시절이 전자에 해당될 것 같고, 약관(弱冠)부터 불유구(不喩矩)에 이르기까지는 후자에 속할 것 같다.

 

오늘은 <둔석>이가 후자 즉, 의지의 삶을 살아오면서 날파람강파로운인생 고갯길을 넘었던 일화 중 두어 퉁구리만 술회(述懷)하고자 한다.

 

지금은 명계(冥界)로 떠났지만 삶의 동반자 내자를 선택하고자 그미의 어머님(장모님)의 허락을 받기 위해 다방에서 첫 상면을 하였다. 처음부터 풀매듭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나의 키에 비해 대살이 아닌 빈약한 몸집 때문이었다. 사실 그 당시 나의 몰골은 강태죽이나 겨우 먹고 살아온 약관 초반의 영향 때문인지 약관 말까지 대바라기처럼 몸집이 강팔랐기에 폐병환자로 오인되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우리 집안의 가난마저 해작이게되어 사위로서 불합격의 판정을 받았다. 이 위기의 순간, 집안의 어른 대신 함께 따라나선 대학 은사님께서 같은 세대인 장모님께 일본말로 설명, 설득하여 (나와 내자는 두 분의 대화내용을 알 수 없었음) 약혼식, 결혼식을 갖게 되었다. 인생의 첫 고개를 어렵게 넘겼다. 은사님의 덕분이었다.

 

 

두 번째 퉁구리는 친구와 얽힌 이야기이다.

<둔석>이가 <부산예술단체총연합회> 회장직 외에 부산, 서울을 포함하여 10개 내외의 문화예술 단체에 직접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둔석>의 인터넷에 한 여성이 근거 없이 얼토당토않게 나를 험담하고 비방하는 내용이 서너 차례 올라왔다. 처음에는 초싹거림으로 보고 그냥 넘겼지만 그 뒤 일주일이나 10일 간격을 두고 계속 올라오기에 더 이상 발거리를 두었다간 <둔석>의 명예뿐만 아니라 법적 문제까지 야기될 수 있었다.

 

그래서 <둔석>잠도리를 위해 발신자 색출을 ○○경찰서에 정식 의뢰했다. 결과는 여성 부하 직원 이름을 도용한 가까운 친구, 더군다나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대학교 전직 총장 출신의 소행이었다. 모 신문기자가 이 사실의 정보를 어디서 입수했는지는 모르지만 신문에 톱기사로 대서특필 되었다.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사전에 <둔석>을 찾아온 기자에게 나는 보도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지만 <회장님, 와 이리 어리석습니까> 하며 한마디 휙 던지고 간 다음 날이었다.

 

결국 그는 살닿고말았지만, 한 친구를 잃은 <둔석>은 지금도 가슴이 아리고 씨리다.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