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상윤의 순우리말 사전
작성일 : 2022.10.31 11:26
금주의 순우리말(57)-사분사분하다.
/최상윤
1.가위춤 : 가위를 자꾸 벌렸다 오므렸다 하는 일을 비유한 말. 관-엿장수 가위춤.
2.가을부채* : ‘철이 지나 쓸모없이 된 물건’의 비유.
3.나절가웃 : 한나절이 좀 넘는 시간 즉 하루 낮의 4분의 3쯤 되는 동안.
4.닥뜨리다 : □마주 대서거나 부딪다. □함부로 다조지다.
5.마침가락 : 일이 우연히 딱 들어맞음.
6.바잡다 : 두려워서 조마조마하다. 또는 마음에 자꾸 당기어 참기 어렵다.
7.사분사분하다 : 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 <서분서분하다.
8.안돌잇길 : 안돌이로 된 길.
9.자밤 : 양념이나 나물 따위를 손가락 끝으로 집을 만한 분량.
10.콜랑거리다 : 무엇이 착 달라붙지 않고 부풀어서 들썩들썩하다. <쿨렁거리다. 센-꼴랑거리다.
11.남진계집 : 사내와 여자. 또는 부부夫婦.
◊어언 70여 년 전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하교 뒤 빈집에서 홀로 놀이나 숙제를 하고 있을 때였다.
춘궁기 보릿고개가 한창인 ‘나절가웃’쯤 배고픔이 슬슬 느껴질 즈음 ‘마침가락’으로 울릉도 호박엿장수 ‘가위춤’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그 소리에 ‘닥뜨린’ 나는 공복감을 이겨낼 수 없어 황급히 마루 밑 ‘가을부채’인 고물, 빈병이나 밑창이 닳아빠진 고무신이나 운동화를 찾아본다. <아직은 얼마간 더 신을 수 있는 신발을> 엄마가 야단 칠 ‘바잡음’도 엿장수 ‘가위춤’소리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쪼매이>라도 더 달라는 나의 매달림에 ‘자밤’이라도 톡 떼어준 ‘사분사분했던’ 엿장수 아저씨, 지금에도 고맙습니다.
<문학평론가/ 동아대명예교수>